볼턴 "트럼프, 김정은에 낚여" vs 트럼프 "전쟁 미치광이 볼턴"
볼턴 "북미 외교적 판당고는 한국의 창조물" 비판도
트럼프 "내가 했다는 어리석은 말, 한 적 없고 순전한 허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 비핵화 협상 내용을 담은 볼턴의 회고록을 두고 상호 원색비난하면서 거세게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을 '미치광이'라고 칭했고,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비방했다 (사진=트럼프 페이스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 비핵화 협상을 두고 서로 원색비난하면서 거세게 충돌했다.
발단은 볼턴 전 보좌관이 출간 예정인 자신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언론의 관심을 받기 위한 행사 정도로 생각했다고 주장하는 등 비방하고 나서면서다.
18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서 “모든 외교적 '판당고(fandango·스페인 춤)는 한국의 창조물"이라며 "김정은이나 우리 쪽에 관한 진지한 전략보다는 한국의 통일 어젠다에 더 많이 관련됐다"고 한국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당시 싱가포르 회담에서 서로 추켜세우면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낚았다(hooked)'"고 힐난했다.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늘 23일 출간예정인 회고록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맹비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볼턴 전 보좌관은 전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열린 김정은과의 회동도 사진 찍기에 방점을 뒀다"며 "그 같은 회동이 미국의 협상 위치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 거의 없거나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한 "미·북 정상회담 당시 두 정상이 단독회담을 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요청 이었다"며 "러시아와 중국 등 적대국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승리에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비위를 맞춰 쉽게 이용하려 들 수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적합하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그가 그 일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뭐가 좋은지 말고 내가 알아차릴 수 있었던 처리원칙이랄 게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만 몰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도중에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은 '거짓말쟁이'라는 쪽지를 써 자신에게 건넸다고도 주장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전하기도 했다.
매체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또한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외교 성공률을 '제로'로 언급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그저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행사 정도로 생각했다"며 "싱가포르 회담 개최 결정은 어리석은 실수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 이익과 국가적 이익을 구분하지 못한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즉각 볼턴 보좌관을 '미치광이(Wacko)'로 지칭하면서, 그가 나라 망신을 시켰다고 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치광이 볼턴이 '디페이스 더 네이션'(Deface the Nation)에 나가 북한을 위해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을 때 다 망했다. 나와 잘 지내고 있었던 김정은은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 이는 당연한 일"이라며 결렬 책임을 볼턴에게 떠넘겼다.
이어 "그는(김정은) 볼턴을 옆에 두고 싶어하지 않았다"며 "그의 멍청한 모든 주장이 북한과 우리를 형편없이 후퇴시켰으며, 지금까지도 그렇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는 (볼턴에게)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냐고 물어봤다. 그는 답이 없었고 그저 사과했다. 그게 초기였다. 그때 해임했어야 했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볼턴 전 보좌관의 책 발간 자체도 비판했다.
그는 "끔찍한 평점을 받고 있는 볼턴의 책은 거짓말과 지어낸 이야기의 모음"이라며 "모든 게 나를 나쁘게 보이게 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내가 했다는 어리석은 말들의 다수는 (내가) 한 적이 없고 순전한 허구"라면서 "그저 그를 해임한 데 대해 되갚아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23일 출간 예정인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에 대해 '국가기밀 누설법 위반'을 주장하며 출판 금지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일부 책 내용이 미 언론들을 통해 속속 공개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