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찬성한 김웅 "국힘 의원들도 부끄러워한다"

국힘 "입맛에 맞는 인사를 특검으로 내세울 것"

민주 "국민이 지켜보고 있음을 엄중하게 인식"

김웅 "대통령 실수를 막기 위해서 반대하는 것"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법'(채상병 특검법)이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2일 통과했다. 다만 김웅 국민의힘 의원만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7월 경북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에 대통령실·국방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특검을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협치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비극적 사건마저도 정쟁에 이용하는 민주당의 비정함을 국민이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자행한 오늘의 의회 폭거는 대한민국 헌정사의 또 다른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의회 정치의 복원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고 결국 민주당 마음대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 기관이 수사 중인 사안을 가로채 별도의 특검을 통해 다루겠다는 것은 결국 민주당 입맛에 맞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사를 특검으로 세워 사건을 정치적 도구화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며 "대한민국의 사법 기관을 신뢰하지 못할 것이라면 민주당 거대의석의 무소불위 권력으로 탄생시킨 공수처를 폐지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실도 관여했다는 정황이 있는 만큼 특검을 통한 성역 없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해병대원 순직 특검법이 본회의의 문턱을 넘었다"며 "국방부가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고 그 배후에 대통령실이 있었던 정황들이 언론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해병대원 순직 특검법 처리 과정에서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갔고,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의를 걷어차려고 한다"며 "국민의힘에 국민이 지켜보고 있음을 엄중하게 인식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당 의원 중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진 김웅 의원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어린애가 그렇게 죽었는데 박정훈 대령을 항명 수괴죄로 몰아가는 게 사람이 할 짓인가"라며 "대통령 실수를 막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는 게 맞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용산에서) 오더받아서 이렇게 (반대)하는 것 아닌가. 솔직히 당 의원들도 부끄러워한다"며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 때문에 당을 이렇게 갈아 넣어서야 되겠나"라며 "(당의 입장 변화 없이) 3년 임기가 끝나면 국민의힘은 그냥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라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