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코스피 상장 623개사 재무제표 분석결과
"코로나 충격 3월 본격화로 2분기 더 어려워…"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상장사 총차입금이 1분기 만에 20조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조선 등 코로나19 피해업종을 중심으로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됨에 따라 기업들이 차입금 확대, 자산 매각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견뎠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코스피 상장 623개사의 재무제표(별도 기준)를 분석한 결과, 총차입금은 올해 1·4분기 38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0조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총차입금이 분기당 5조원 가량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 높은 셈이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도 21.6%에서 22.5%로 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올 1·4분기 차입금 증가 중 은행 등 금융권의 차입금은 14조9000억원 늘어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5조3000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한경연은 "올 2∼4월 회사채 시장 냉각으로 기업들이 은행대출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최대 피해 업종인 항공, 대형유통, 관광·레저, 조선, 섬유의복 분야는 올 1·4분기 차입금 의존도가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항공업은 전분기보다 차입금 의존도가 5.3%포인트나 증가했다.
항공, 대형유통, 관광·레저, 조선 4개 업종은 순현금흐름이 지난해 1·4분기 유입에서 올해 1·4분기 유출로 반전됐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번 것보다 나간 게 더 많았다는 의미다.
코스피 상장사 전체의 영업현금유입은 올 1·4분기 20.1%(4조5000억원) 증가하고, 투자현금지출은 24.6%(5조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622개)의 올 1·4분기 영업현금유입은 전년보다 13.0%(2조5000억원) 줄었다. 투자현금지출도 26.4%(5조2000억원) 감소해 투자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 저유가 등 예상치 못한 경제충격으로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전반적으로 약해지고 차입금의존도가 늘었다"며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 유통, 관광·레저, 조선 등은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돼 자산 매각, 차입금 확대 등으로 위기를 어렵게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충격이 3월부터 본격화됐기 때문에 2·4분기 지표는 더 나쁠 것"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일련의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에 힘입어 자금시장의 경색은 최근 다소 진정됐지만, 어려운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에 애로가 여전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