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과 통일부 '9.19군사합의 파기' 입장에도 미온적 입장, 비난 자초
ICBM 도발 가능성엔 "당장 그런 징후 없다...면밀히 보고 있다"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때 대규모 열병식 거행할 듯" 밝혀
◆…정경두 국방장관은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9·19 군사합의 관련 내용은 직접이고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한 사안"이라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관련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청와대와 통일부 입장과 결을 달리해 논란을 자초했다.(사진=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2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9·19 군사합의와는 연관성이 없는 사안"이라고 청와대와 통일부의 입장과 결을 달리하는 주장을 내놓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9·19 군사합의 관련 내용은 직접이고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한 사안"이라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관련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락사무소 폭파가 9·19군사합의를 파기한 건 아니라고 본다는 의미냐'고 재차 묻자, 정 장관은 "현재까지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같은 정 장관 발언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9.19군사합의의 근간이 되는 '판문점선언 파기'라는 점을 청와대나 통일부가 일관되게 밝혀왔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인식이라는 비판을 자초한 양상이다.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망 단절, 비무장지대 GP 재운영 및 개성공단·금강산관광지구에의 군 재배치 등 북한은 이미 9.19군사합의를 전면 파기한 상태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정 장관의 발언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분위기인 셈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회의에서 "(북한이)백주대낮에 우리 재산인 개성공단의 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는 무모한 행위를 저질렀다. 이 사태를 볼 때 1976년 미군 장교를 도끼로 살해한 사건(미류나무 도끼만행)이 떠올랐다"고 말해 정 장관의 인식이 매우 안일함을 지적했다.
한편 정 장관은 북한이 대남 군사도발을 예고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해선 "당장 그런 징후는 없다"면서도 "그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면밀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신형 엔진시험이 실시됐던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ICBM 추가실험 가능성에 대해선 "동창리 발사장은 지금 당장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복구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위한 신형 3000톤급 잠수함을 건조 중인 것에 관해서는 "현재 지속적으로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확인 중에 있다"면서도 "그 부분이 개발 완료됐다. 안됐다고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북한이 ICBM, SLBM을 포함해 다양한 군사 활동을 하고 있는 걸 우리가 다 확인하고 있다"며 "(미사일 발사) 확률이 몇 %라고 말씀드리는 건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아울러 오는 10월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일을 맞아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어떤 무기체계가 등장할 지는 언급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은 매년 노동당 창건일에 대대적인 열병식을 열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2월 8일 '건군' 70주년을 맞아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에 병력 1만2천여명과 '화성-14'형과 '화성-15'형 등 기존에 공개했던 두 종류의 ICBM급 미사일을 등장시킨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