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홍콩 시민들 애플 데일리 사고자 줄 서
평소보다 8배 많은 55만 부 발행...신문사 주식 21배 폭등
홍콩 시민, "신문이 백지로 인쇄되더라도 계속 살 것"
애플 데일리, "박해 속에서도 진실을 말할 것"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反中) 신문인 애플 데일리의 발행인이 체포되자 시민들이 11일 애플 데일리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려고 시내 중심가 가판대 앞에 줄지어 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10일 중국 비판에 앞장서던 언론사 발행인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된 다음 날, 분노한 홍콩 시민들이 해당 언론사를 지키기 위해 주식과 신문을 사는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니케이아시안리뷰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홍콩 시민들이 중국의 탄압에 맞서 신문 가판대에서 지미 라이가 발행한 애플 데일리를 사 인증사진을 소셜네트워크에 올리고, 주식을 매수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애플 데일리의 지주회사인 넥스트 디지털의 주가가 지난 10일 아침 0.075 홍콩달러까지 떨어졌으나, 홍콩 시민들의 주식 매수로 장중 1.61 홍콩달러까지 21배 폭등했다.
애플 데일리도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평소보다 8배 많은 55만 부를 발행했다. 처음 신문사는 화요일판을 35만 부만 발행하기로 계획했으나 신문 배달 트럭이 가판대에 도착하기도 전에 많은 홍콩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어 이에 호응하기 위해 발행 부수를 늘린 것.
오전 3시부터 신문을 사기 위해 기다리던 52세 주부 크리스틴 웡은 “신문이 백지로 인쇄되더라도 계속 살 것”이라며 “저항을 위한 최소한의 일”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범민주파의 목소리를 대변하던 기자 출신 에밀리 라우 前 민주당 주석은 “홍콩 당국이 보여준 야만적인 모습에 홍콩 시민들의 반응”이라고 전했다.
변호사라고 밝힌 30세 시민은 “자라면서, 애플 데일리가 또 하나의 타블로이드 신문쯤이라고 생각했으나 이젠 비판할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10일 아침, 지미 라이와 그의 두 아들을 “외세와 결탁해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린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 전복, 분리 독립, 외세와 결탁 등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 위험인물에 최장 30년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애플 데일리는 10일 밤늦게 발표한 성명에서 경찰이 언론을 수색하기 위해 영장을 남용했다고 말하며 “불법적이고 불합리하며 야만적인 전술에 직면했지만, 애플 데일리 소속 임직원은 여기에 굴하지 않고 박해 속에서도 진실을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