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지만 정해진 기간만큼은 지켜달라"
"대통령 욕해도 좋으나 방역방해 '가짜뉴스'는 허용할 수 없어"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가진 교회지도자 간담회에서 교계가 선별적 대면예배를 요구한 데 대해 "예배하는 행위는 최대한 국가가 보호해야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규제할 수 있도록 감염병예방법상 제도화되어 있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기독교계가 선별적 대면예배를 요구한 데 대해 "예배하는 행위는 최대한 국가가 보호해야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규제할 수 있도록 감염병예방법상 제도화되어 있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교회지도자 초청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예배가 기독교계에 얼마나 중요한지, 거의 핵심이고 생명 같은 것이라는 점을 잘 안다. 그래서 비대면 예배나 다른 방식이 교회와 교인에게 곤혹감을 주는 것,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코로나 확진자의 상당수가 교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라며 "집단감염에 있어 교회만큼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없다. 그것이 현실"이라고 협조를 당부했다.
나아가 "그런 객관적 상황만큼은 교회 지도자분들께서 인정하셔야 한다"고 정해진 기간 동안의 대면 예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종교의 자유 자체, 신앙의 자유 자체, 하나님에 대한 신앙, 예수님에 대한 신앙은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절대적 권리"라면서도 "다만 일방통행식이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교회 간에 좀 더 긴밀한 협의가 있으면 좋겠다"고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의 제안에 대해 호응했다.
문 대통령은 김태영 목사가 제안한 '교회인증제 도입'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는 참으로 힘든 일"이라며 "대한민국에 교회 수가 6만여 개로 교회마다 예배 방식이 다 달라 옥석을 가리지 않고 일률적으로 조치 내리는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은 이해하지만, 그 부분은 받아들여 달라"고 역시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밝혔다.
다만, 위기상황을 벗어나 안정화가 되면 정부와 교계 협의체에서 그런 의논들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여지는 남겨뒀다.
그러면서 "지금 최고의 고비로 이 고비를 막지 못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가면 아마도 교회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거의 멈추다시피 해야 한다"면서 "국민의 삶이 무너지는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고 한번 멈추고 나면 다시 되돌리는 데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어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선에서 확산을 멈추고, 빠른 시일 안에 안정시켜서 우리 모두의 활동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최선"이라며 "정해진 기간까지 만은 꼭 좀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비대면 예배자체가 힘든 영세한 교회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도울 수 있는 길이 있다"며 "영상 제작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도 계속 협의해 나가면서 합리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역제안을 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코로나 가짜뉴스'와 관련해선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정부를 비난하거나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표현의 범주로 허용해도 된다. 대통령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죠"라면서도 "그러나 방역을 방해해서 다수 국민께 피해를 입히는 가짜뉴스는 허용할 수 없다. 일부 교회가 가짜뉴스의 진원이라는 말도 있으니 그 점에 대해서는 우리가 노력을 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핵서도 기독교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기독교계가 남북관계 발전에 큰 역할을 해 주셨고, 막혀 있는 상황에서는 길을 다시 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주고 있다"면서 "정부 간 역할이 활발하면 정부가 앞서가고 민간이 따라가면 되겠지만, 정부 간 협력이 막혀 있을 때는 민간이 앞서 나가면서 후퇴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교회나 교단 차원에서 이뤄지는 남북 협력 노력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코로나 비상 상황임을 감안해 오찬 대신 다과회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