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가채무비율 38.1%…전년比 2.2p↑
코로나 전염병 위기로 상승추세 가팔라질 듯
재정적자로 국가채무 누적된 '日 전철' 우려도
"현 수준 낮추려면 GDP 2.2% 이상 재정수지 개선"
한경연, '국가채무·재정안정성 분석' 보고서
우리나라의 미래 재정안정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국가채무 증가·재정적자라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속적 재정흑자로 국가채무가 안정된 독일형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국가채무·재정안정성 분석과 정책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 재정수지관리 소홀했던 일본 답습할 수도 |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GDP 대비)은 2007년 27.5%에서 2010년 29.7%, 2018년 35.9%로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기초재정수지비율(GDP대비 이자지출 제외 재정수지 비용)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2.0%)을 제외하면 흑자를 유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가채무비율은 가파르게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초재정수지 흑자비율이 2018년 2.9%에서 지난해 0.7%로 2.2%포인트나 급락함에 따라, 작년 국가채무비율은 전년보다 2.2%포인트 오른 38.1%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전염병 위기로 올해에는 재정수지비율 악화, 국가채무비율 상승추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가채무·재정수지 관리에 실패한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단 우려다. 일본은 기초재정수지비율이 2007년 –2.7%에서 2010년 –8.6%, 지난해에 –2.5%로 적자를 지속했다. 이에 같은 기간 국가채무비율도 '154.3%→186.6%→225.3%'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독일은 국가채무 안정에 성공한 나라로 꼽힌다.
독일은 2010년 기초재정수지비율이 –2.3% 적자를 기록한 후, 2011년부터 지속적인 흑자를 유지시켰다. 그 결과 국가채무비율이 점정이었던 2012년 90.4%에서 지난해 69.3%로 7년 만에 21.1%포인트를 낮추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전염병 위기로 당분간 염격한 재정수지 관리가 어렵다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독일의 사례를 본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 국가채무 유지에 필요한 돈 보다 실제 수입 적어 |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이 2019~2023년을 대상으로 향후 재정지출 전망에 기초한 택스갭(Tax Gap, 현 국가채무비율 유지에 필요한 세입비율과 실제 세입비율 간 차이)을 산출했더니, 이 기간 택스갭은 GDP의 2.2.%였다.
택스갭이 플러스(+)이면 세입비율이 국가채무비율 유지에 필요한 비율보다도 낮아서, 재정지출 축소 등 별도조치를 하지 않으면 향후 국가채무·재정 안정성 확보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9년과 2020년 이 기간에서 택스갭은 각각 GDP의 –1.0%, -0.3%였는데,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된다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나라 국가채무·재정지속성에 빨간 불이 켜질 것임을 시사한다. 고령화추세 심화, 성장력 약화로 GDP의 2.2%에 달하는 금액을 재정지출 축소나 세입확대로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입수입과 기금수입을 제외하고 국세수입만을 감안할 경우, 2019~2023년 전체기간 택스갭은 9.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재정흑자로 국가채무 안정화에 성공한 독일과 재정적자로 국가채무가 누적된 일본 중 어느 경로를 따라야 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독일이 택한 길을 쫓아 국가채무비율 한도설정·균형재정준칙 법제화와 선별적 복지 등 재정지출 감축노력을 기울이고, 규제개혁과 노동유연성 등 좋은 기업환경 조성을 통해 성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