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과 하청 생산을 통해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어온 애플과 대만 폭스콘 사이에 균열 조짐이 일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기술산업 전문 매체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20년 동안 이어진 애플과 폭스콘의 관계가 막대한 이익이 걸린 마진(생산단가) 앞에서 균열이 커지고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틈이 확대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년 동안 아이폰 등 주요 제품 조립을 담당해온 폭스콘은 애플의 덕으로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조립업체로 부상했지만, 생산과 관련해 지급해야 할 프리미엄(차익)을 두고 알력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다.
즉 애플은 생산비용은 줄이는 대신 판매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매 분기 막대한 수익을 올려 왔으며 이러한 전략이 궁극적으로 양사의 관계를 불안정한 단계로 몰아가는 주요한 이유라는 분석이다.
폭스콘은 제품의 생산과 시험단계를 축소하는 등 엄청난 노력을 투입하고서도 한 자릿수 이하의 이익을 얻는데 그치는 반면 애플은 40%가 넘는 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이에 폭스콘도 마진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구체적으로 지난 2018년 아이패드 프로를 생산하기 위한 시험을 진행하면서 폭스콘은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작업자 수 목록을 제공했으며 이는 지난 20년 동안 진행된 표준절차였지만 폭스콘은 숫자를 늘리는 방법으로 비용을 과대계상했다고 한다.
애플의 프로젝트 관리에 투입된 2명의 전직 폭스콘 직원은 “회사는 애플에게 필요하다고 제출한 직원 수만큼 많은 직원을 고용하지 않았다”라며 “이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폭스콘은 애플이 제공한 장비를 이용해 다른 경쟁회사의 스마트폰을 제조하거나 조립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익을 늘리기 위해 조립된 제품에 대한 테스트도 세심하게 진행하지 않는다는 소식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애플은 여러 방지 조치와 함께 폭스콘 직원과 일상적인 제조과정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제품 테스트가 정해진 절차와 요구사항에 따라 진행되는지 감시하고 확인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폭스콘은 애플로부터 에어팟 프로(AirPods Pro) 수탁생산 요청을 받았을 때도 동일한 전술을 사용했고 애플은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양사가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했다는 방증은 없지만 이후 애플은 이를 이용해 가격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어쨌든 두 회사의 관계는 쉽사리 정리되거나 단절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열악한 노동조건과 환경을 견디지 못한 폭스콘 직원의 잇따른 자살 사건에 이어 생산단가 속임수까지 발생하면서 불편한 동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