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재고관련손실 1700억원서 3분기 이익 1300억원 전환
◆…S-OIL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20년 3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OIL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부딪쳐 3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적힌 성적표를 내놨다. 다만 점진적인 수요 회복세에 주력 사업의 재고관련손익 개선이 이뤄져 직전분기보다 적자폭을 1500억원 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S-OIL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 8992억원, 영업손실 93억원, 당기순이익 303억원으로 잠정 집계해 28일 공시했다.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매출이 37.5%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전환으로 기록됐다. 전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의 적자가 지속됐으나 매출이 13.0% 늘고 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외형은 지난 2분기부터 4년 만에 3조원대로 축소됐고 이를 크게 확장시키지는 못했으나 2분기 만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정제설비의 정기보수로 원유처리물량이 줄어 판매량도 직전분기보다 9.6% 감소했지만 유가가 상승하면서 평균 판매단가도 25% 가량 늘어 매출 반등이 이뤄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1분기 배럴당 23달러대까지 급락하며 사상 최악의 행보를 보여 코로나19로 인한 시황 악화까지 겹친 정유업계에 역대급 적자를 쏟아내게 만든 바 있다. 이후 2분기부터 차츰 상승하면서 8월에는 45달러 수준까지 회복됐다.
영업이익은 3분기에도 여전히 적자를 봐야 했지만 전분기보다 1550억원 손실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1분기 영업손실이 1조 73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적자 감소다. 순이익은 영업손실 감소에 350억원의 환차익이 더해지면서 303억원의 영업외수익으로 세전이익과 함께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요 회복이 더뎌 정제마진이 배럴당 1달러 미만으로 손익분기점(BEP)인 4~5달러 수준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등 업황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재고관련손익이 개선된 점이 주효했다. 직전분기 재고관련손실이 1710억원 규모였던 것과 달리 3분기 정유부문 900억원, 윤활기유 400억원 등 1330억원의 재고관련이익을 냈다.
S-OIL은 "공장 정기보수 확대와 지역내 시장의 마이너스 정제마진 지속에도 불구하고 점진적 수요 회복세 속 재고관련이익과 적극적인 이익개선 노력을 바탕으로 영업손실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각 사업군 중 정유 부문이 5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전분기 대비 적자폭을 3011억원 줄인 반면 석유화학이 483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됐다. 윤활기유 홀로 96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사 실적을 견인했지만 유가 상승이 원재료 가격도 끌어올린 영향에 스프레드가 축소돼 이익 규모가 전분기보다 6.5% 감소했다.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파라자일렌(PX)과 벤젠(BZ) 스프레드가 수요 부진에 부딪치며 연 초 대비 톤당 100달러 이상 하락한 부분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설비가동률이 70% 중반대에 머물렀고 S-OIL은 4분기 제한적인 마진 상승에 따른 80% 수준의 가동률을 예상하고 있다.
이와 달리 올레핀 계열의 폴리프로필렌(PP)이 포장재와 섬유용 수요가 중국 설비의 보수 후 공급 증가를 상쇄해 양호한 스프레드를 유지했고 프로필렌옥사이드(PO)도 역내 설비 보수로 공급량이 줄어든 가운데 차량소재와 침구류산업의 수요가 많아 2분기 대비 톤당 400달러 가량의 스프레드 상승을 나타냈다. 회사측은 "아로마틱 계열의 시황이 불리하지만 PP/PO 스프레드가 4분기에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돼 올레핀 공정을 최대한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분기는 등·경유 수요가 늘어나는 성수기로 진입하게 되는 만큼 정제마진의 개선이 이뤄져 주력 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여전히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정유·증권업계에 따르면 정제마진은 5월 배럴당 -1.5달러의 저점을 찍은 뒤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으나 이달 1달러대에 머무는 등 속도가 무척 더딘 상황이다.
S-OIL은 "동절기를 앞두고 등유와 경유 수요가 늘어나면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윤활기유는 아시아 지역 고급 제품 수요 증가와 주요 설비들의 정기보수에 따른 공급제한으로 견조한 수준의 스프레드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