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경호처 '주호영 몸수색'에 野 항의…'이게 나라냐' 손팻말
국회 본회의장 연단 선 文대통령에 항의 '빗발'…87초간 연설 지연
文대통령, 퇴장 때 野의원과 인사없이 빠져나가…與측만 목례
◆…28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 예산안 시정연설에 여당은 '박수 호응'을 보낸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야유와 강한 항의'를 이어가 대조를 보였다. 시정연설하는 문 대통령 (사진=청와대)
28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 예산안 시정연설에 여당은 '박수 호응'을 보낸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야유와 강한 항의'를 이어가 대조를 보였다. 이에 따라 TV를 통해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청하는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소동은 시정연설에 앞서 예정됐던 문 대통령과의 사전환담을 앞두고 발생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환담에 참석하려 했으나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의 몸수색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발길을 돌렸다. 반면 경호처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신원 확인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즉각 최형두 원내대변인 이름의 논평을 내고 "오늘 시정연설을 앞두고 대통령과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 앞에서 청와대 경호팀이 주호영 원내대표를 신체 수색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청와대가 의사당 내에서 야당 원내대표의 접근조차 막는 것인가"라고 강력 항의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에게 10가지 질문 보냈다고 이번에는 야당 원내대표 접근금지인가"라고 반문한 뒤 "청와대 시스템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의도된 검색이고 의도된 도발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국회의사당 내에서 야당 원내대표의 신체 수색을 강압적으로 하는 것은 의회에 대한 노골적 모욕"이라며 "국민의힘은 국민과 함께 청와대의 안하무인에 분노한다"고 거듭 항의했다.
그러면서 "야당 원내대표를 경호팀으로 차단한 대통령은 일찍이 없었다"며 "대통령은 '협치'를 말하면서 경호팀은 의사당 내에서 야당 원내대표 신체수색을 거칠게 하는 나라. 야당 원내대표의 간담회 접근에도 '문리장성'이고 '재인산성'인가? 국민은 '한 번도 겪지 못한 나라'를 경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현진 국민의힘 당대변인은 시정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주호영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것을 모르는 분이 있나. 이 무례를 청와대가 국회에 와서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유감을 표명하며 청와대의 공식사과와 해명을 요구한다"고 강력 항의했다.
◆…28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 예산안 시정연설 모습 (사진=청와대)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소란이 계속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연단에 섰으나 야당의 항의가 계속되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대신 유감 표명에 나섰다. 박 의장은 "야당이 주장(주 원내대표 몸수색)하는 것에 대해 철저히 사실을 확인하고 합당한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며 "일단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야당의 반발에 약 87초간 연설 진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박 의장의 장내 정리후 "대통령께서는 시정연설을 해달라"고 하자 비로소 연설을 진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연설 중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북한 공무원 총살사건', '국회 협치' 등을 언급될 때마다 고성으로 맞받아쳤다. 특히 문 대통령이 위기극복을 위해 '국회 협치'를 당부하자 강하게 항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연설이 끝난 뒤 퇴장하는 문 대통령을 향해서 '이게 나라냐'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어보이며 항의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악수나 별다른 인사 없이 야당 측 의석을 무심하게 지나쳤다.
반면 민주당은 문 대통령 시정연설 내내 호응하며 많은 박수와 2번의 기립박수를 보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퇴장 시에는 본회의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박수갈채를 보내는 등 대조를 보였다. 연설 중에도 간혹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이 문 대통령에 보낸 박수는 총 26회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방역', '경제위기 극복', '권력기관 개혁' 등을 언급할 때마다 민주당 의원들은 힘찬 박수로 호응했다. 특히 '공수처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젠 대립을 끝내달라'고 강력한 어조로 발언할 때에는 여당 측에선 긴 박수갈채가 나왔고, 야당 의석에선 야유와 함께 거친 항의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