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관련학회 공동 심포지엄
세무업무 수행 전문직의 범위 다뤄
세무대리 하려면… 회계 전문성 검증이 먼저
세무사법 개정, 사익보단 납세자권익 우선돼야
이달 열리는 조세소위에서 치열한 논의 전망
-고은경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발제문-
◆…지난 10일 열린 조세관련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고은경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이 발제하고 있는 모습. 고 부회장은 "회계 전문성 없는 변호사들에 회계업무 수행은 명의대여 형식의 비정상적인 영업형태를 불러와 공익을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한국세무사회)
회계 전문성을 전혀 검증받지 않은 변호사에게 회계업무를 포함한 모든 세무대리 업무를 허용한다면 납세자 권익 침해는 물론 세무행정에도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지난 10일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실과 한국국제조세협회(이사장 이준봉), 한국세무학회(학회장 전규안), 한국회계학회(회장 백태영)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조세관련학회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세무업무 수행 전문직의 범위를 주제로 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변호사에 대한 세무대리 업무수행 허용'을 골자로 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관련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날 고은경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이하 고 부회장)은 '헌법불합치 결정 관련 세무사법 개정안의 입법방향'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지난 2018년 헌법불합치 결정과 관련된 세무사법안은 시급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고 부회장은 "입법공백에 따른 국세행정에 혼란과 납세자의 피해를 시급히 치유하기 위해서는 올해 정기국회 기간 내에 반드시 세무사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면서 "세무사법 개정은 특정 자격사의 사익이 아닌 세무사제도에 대한 공신력 제고와 함께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권 보장이라는 세무사법의 목적이 우선 시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고 부회장은 변호사에 대한 회계업무 허용의 문제점과 관련해 회계학 이수 등 관련 전문성을 전혀 검증받지 않았다는 점과 변호사에게 회계업무를 허용하지 않는 개정안의 합헌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현행 로스쿨제도는 세법마저도 선택과목에 불과하고 그 선택비율도 1∼2%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라며 "(변호사에게 모든 세무대리 업무를 허용할 경우) 전문성을 검증받은 경우에만 업무를 허용하는 전문자격사제도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부회장은 이어 "회계 전문성 없는 변호사에 회계업무 수행은 결국 명의대여 형식의 비정상적인 영업형태를 불러와 납세자 권익 및 국가 재정의 안정적 확보라는 공익을 훼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재의 결정문에 따르면 '위헌성'은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세무대리를 제한하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변호사에게 허용할 세무대리의 범위는 전문성과 능력의 정도를 고려해 입법자가 결정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국회에서는 세무사·공인회계사의 전문영역인 '장부작성 및 성실신고확인 업무'를 변호사에게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기다리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무사 자격이 있는 변호사는 3개월 이상의 실무교육을 이수한 후 세무대리 업무(장부 작성·성실신고확인 업무제외)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았다.
반면,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세무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에게 모든 세무대리 업무 수행을 허용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세무업무 관련 실무교육을 받지 않고도 제한 없이 모든 세무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어 판사 출신의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세무사 자격을 보유한 변호사들이 실무교육을 이수하면 모든 세무대리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세무사법 개정안이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달 예정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해당 법안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