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틈타 전자담배 불법거래 성행…
담배소매인, 소비자에게만 담배 판매 가능
업자에게 대량으로 반복해서 팔다 적발되면
담배사업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전자담배 불법거래가 관세당국 등에 지속 적발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담배판매점주에게 까지 그 피해가 돌아가게 되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담배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자담배를 대량 구입한 후 전자담배 판매가 금지된 국가로 밀수하는 새로운 유형의 불법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서울본부세관(세관장 김광호)은 궐련형 전자담배 12만갑(약 6억원 상당)을 국내 소매점에서 구입한 뒤 우체국 EMS를 통해 홍콩으로 밀수출한 일당을 적발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본부세관 측은 "최근 전자담배 규제가 강화되는 국가가 증가하자 국내 소매점에서 다량의 전자담배를 구매한 뒤 밀수출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무역회사인 A社가 국내 편의점에서 2억원 상당의 궐련형 전자담배를 대량 구매한 뒤 이를 세관에 정상 수출하는 것처럼 신고한 뒤 태국으로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사례도 발생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금지된 태국으로 수출된다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세관 직원이 태국세관과의 공조를 통해 태국으로 밀반입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문제는 이번 사건으로 전자담배를 판매한 소매인도 담배사업법 위반으로 입건되어 처벌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번 수사를 담당한 강북경찰서 관계자는 "A社 측에 담배를 다량 판매한 편의점 소매인을 담배사업법 위반으로 입건했다"며 "해당 사실을 관할 지자체에도 통지했다"고 밝혔다.
현행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담배소매인은 소비자에게만 담배를 판매할 수 있으며, 도매영업을 위해서는 담배도매업 등록을 한 경우에만 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판매점 주들이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았으나, 담배도매업 등록이 없는 상태에서 최종소비자로 볼 수 없는 업자(A社)에게 반복적으로 대량 판매하는 등의 도매업을 영위한 경우에는 담배사업법 위반(무등록도매업)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게 경찰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 담배조합(한국담배판매인회 중앙회)과 주요 편의점업계는 판매점주들이 불법에 연루되어 처벌되는 일이 없도록 주지시키고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판매점에선 아직까지 이러한 행위가 위법이라는 인식이 부족해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관세청 관계자는 "담배의 비정상 다량유통은 밀수 또는 청소년에 대한 판매 등 불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에 가담한 밀수업자뿐 아니라 이들에게 담배를 비정상적으로 다량 판매한 소매인 등 유통업자들도 처벌받을 수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