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환급률 강조하며 저축성보험 오인토록 해 불완전판매 급증
"시장이 도입 취지와 다르게 가는 상황에서 제어가 필요한 시점"
◆…사진=DB
금융당국이 무(저)해지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판매할 수 없도록 조치하며 불안전판매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보험업계는 시장상황을 고려한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23일 보험업계에 의하면 지난 19일 개정된 보험업감독규정이 시행돼 앞으로 보험사들이 소비자에게 무해지보험 상품을 저축성보험으로 설명해 파는 행위가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 해지율 통계를 이용함으로써 보험회사들의 리스크도 줄어 들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그동안 일부 보험사들이 판매단계에서 높은 환급률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이 무해지 환급형 보험을 저축성보험처럼 오인하게 해 불완전판매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보험설계사들이 저축성보험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자 무해지 환급형 보험을 저축 목적으로 권유하기도 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보험상품 내용을 오해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실제 해지율이 상품개발에 적용된 최적 해지율보다 낮을 경우 보험회사는 해지율차손이 발생하게 되고 책임준비금 적립 부담으로 인해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험연구원 김규동 연구위원은 “보험회사 입장에서야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국내보험시장이 가격 프라이싱 등 선진국에 비해 발달하지 못한 현 상황을 고려하면 규제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가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제어가 필요한 시점”이었다며 “소비자보호를 위한 금융당국의 적절한 조치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무해지 환급형 보험은 보험료, 책임준비금, 해지환급금을 산출할 때 최적해지율을 적용, 해지환급금을 적게 지급하거나 지급하지 않는 보험을 말한다.
지난 2015년 7월 판매가 시작된 무해지 환급형 보험은 저금리 시대에 다양한 보험상품 개발을 통해 소비자 선택을 확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출발했다. 최근 5년간 생명보험사 495만건, 손해보험사 400만건 등 모두 895만건이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일부 보험사들이 금리 하락으로 인한 보험료 상승과 연금의 수요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높은 환급률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이 저축성보험으로 오인하는 불완전판매가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있었다.
금융당국은 중도해지시 환급금이 없거나 표준형 보험 대비 50% 미만인 저해지환급금 보험을 대상으로 전 보험 기간 동안 표준형 보험의 환급률 이내로 설계해 저축성 보험으로 오인할 수 있는 환급률 제시가 불가능하도록 제한한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시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