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회공헌 지출액 2조 9927억, 전년比 14.8↑
이익 48.1% 뚝 떨어졌는데…지출은 2009년 이후 최대
임직원 참여 높이고, 기업 특성 살리며 '트렌드 변화'
사회적 가치 실현 중점분야 1위로 '협력사와 동반성장'
전경련, '2020 주요기업 사회적 가치' 보고서
#. 삼성전자에선 자사의 디바이스와 컨텐츠를 기반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인 '스마트스쿨'을 운영 중이다. 디지털 교육이 어려운 환경에 학생들에게 자사의 스마트 기기를 지원하고 디지털 교육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한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전 세계 스마트스쿨의 수혜자 수는 382만명에 이른다.
#. LG전자는 사내 기부문화 조성을 위해 2011년부터 직원식당에서 이른바 '기부식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기존 가격대로 받되 반찬을 줄여 원가를 낮추고 절감된 반찬금액만큼 기부금으로 조성되는 식단을 말한다. 임직원들은 "일상 속 작은 관심만으로도 손쉽게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듯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한 해 지출금액이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기업들의 평균 이익이 급감했음에도, 1개 기업당 사회공헌 지출액은 되려 늘었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20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500대 기업의 사회공헌 총 지출액은 2조 9927억 7110만원으로, 전년(약 2조6060억원)에 비해 14.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1개당 평균 지출액은 전년보다 7.5% 늘어난 136억원이었다. 설문 응답,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한 기업 등 분석기업 수는 245개사다.
경영 성과와 사회공헌 활동은 비례하진 않았다. 실제 지난해 분석기업(220개사)의 1개당 평균 세전이익은 약 3424억원으로 전년(6595억원)에 비해 48.1%나 급감했다. 특히 분석기업의 15.5%(34개사)는 세전이익의 적자를 기록했다. 기업의 세전이익과 비교해서 사회공헌 지출액 비율은 4.0%로, 2009년(4.8%) 이후 가장 높았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실적 부진의 상황에서도 사회공헌 지출을 늘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고 했다.
| 최근 사회공헌 사업 특징은 New 5W1H |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보고서는 최근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 특징이 'New 5W1H'라고 제시했다. 기업 사회공헌의 주체·시기·대상·내용·방법·목적 전반에 있어 전통적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다른 경향이 보였기 때문이다.
특징을 보면 임직원이 직접 기획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났고, 임직원 참여도를 높이도록 근무시간을 활용하거나 집에서 가족과 여가를 보내며 언제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기획되었다. 또 단순 현물 기부를 넘어 노하우 전수와 같은 무형적 가치를 나눔하고 기업이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하거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사례도 늘었다.
특정 계층이 대상이 아닌 환경·지역사회 발전 등 사회문제 해결과 발전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진 모양새다. 환경과 지역사회 발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포스코 '바다숲 조성', DB손해보험 '엘로카펫 캠페인' 등)이 전년에 비해 각각 3.0%포인트, 3.6%포인트 증가했다.
| 사회적 가치 실현에 중점 둔 분야는 |
◆…(분석기업 94개사,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들은 경영 활동(생산~판매) 전(全)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로 '협력사와의 동반성장(23.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생산활동 내 친환경 가치 실현과 준법경영 강화(각각 20.9%), 고객·근로자 안전 강화(20.3%), 양질의 일자리 제공(12.7%) 순이었다.
또 조사 기업(113개사)의 86.2%가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기업들은 이해관계자와의 상생협력, 사회적 사각지대 해소, 자사의 제품과 기술 개발로 공공의 이익에 증진에 기여 등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IBK기업은행의 'IBK 창공', CJ CGV의 'NGO 브랜드관 운영', 효성그룹의 '다시 태어나기 위한 되돌림', 대우건설의 '희망의 집고치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전경련 유환익 기업정책실장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기업들의 관심과 노력이 커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들이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격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