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조된 스포츠용 드론 1500㎞ 날아'...우크라, 러 정유시설 타격

우크라, 상용드론을 요격용 드론으로 개조

후방에 위치한 정유 시설 겨냥 정밀타격

우크라이나군이 스포츠용 초경량 드론을 개조한 요격용 드론으로 러시아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공격했다.

9일(현지시간) 포브스·키예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 관계자는 이날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서남부 바시키르 공화국 내 살라바트 정유공장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공습은 드론이 1500㎞에 달하는 최장거리를 날아가 후방 깊은 곳에 위치한 정유 시설을 정밀타격해 그 어느 곳도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재난대응 당국도 해당 정유·석유화학 산업단지의 석유촉매 분해장치가 드론 공격으로 손상됐다고 전했다. 바시키르 공화국 수장 라디 하비로프는 소셜미디어에 "드론이 살라바트시의 정유시설을 공격해 살라바트의 시설 중 한 곳에서 연기가 났다"며 "드론 공격에도 현재 정상 운영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가한 곳은 러시아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러시아 정유시설로 연간 1000만 톤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러시아 휘발유 생산량이 다소 줄었지만, 경제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부터 수백개의 잠재적 표적을 보호하기 위해 방공망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습에 사용된 드론은 조립식 키트 형태로 판매되는 스포츠용 초경량 제품을 개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드론을 촬영한 동영상에 프로펠러와 고정바퀴, 넓은 직선날개가 달린 9만 달러(약 1억2000만원)정도의 상용 드론의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보국은 우크라이나 특수작전사령부와 협력해 상용드론에 비디오카메라, 온보드 컴퓨터, 위성라디오 등을 장착한 후 '에어로프라크트(Aeroprakt) A-22'와 '에어로소 닌자(Aerosor Nynja)'로 개조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해당 드론에는 폭탄도 탑재돼 있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초부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의 정유 공장 등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왔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2일 국경에서 1300㎞ 가량 떨어진 러시아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내 정유 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한 데 이어 같은 달 20일에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로스네프트가 소유한 러시아 서남부 스몰렌스크의 유류창고 2곳을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