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명의를 빌려주고 세금추징을 당하더라도 '무재산'을 주장하면 사실상 국세청이 과세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난해부터 국세청에 금융계좌 조회권한이 부여된 이후 예금통장 등의 압류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
국세청은 4일 "자신의 이름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사업자로 등록하게 하거나 법인 주주로 등재하도록 하는 경우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피해를 당할 수 있다"며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이름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명의대여는 본인이 실제로 사업을 하지 않거나 법인의 주주가 아님에도 불구, 타인이 본인 명의로 사업자등록 또는 법인의 주주로 등재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필요한 서류를 갖추어 주는 것을 뜻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명의대여로 사업이 개시되면 모든 사업활동과 세금문제는 사업자등록증상 대표자 또는 법인 명부상의 주주에게 처리되기 때문에, 뒤늦게 사업자등록증상 명의자가 실제로 사업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실제 주주가 아님을 증명하기가 매우 어렵다.
명의대여는 특히 친인척이나 친구, 직장 동료, 이웃 등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사람이 부탁을 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나라 정서에서는 거절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이름을 빌려쓰는 사람은 명의대여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하거나, 금전적 대가를 약속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이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잠적하기 일쑤이기 때문에, 명의대여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가정주부 등 명의대여자에게 사업관련 세금을 부과하더라도 이들이 예금자산이 있더라도 무재산임을 주장하면 마땅히 세금을 걷기 힘들었다"며 "지난해부터 금융계좌조회가 가능해진 이후 예금통장 등의 압류건수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