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이 올해부터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서 6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로 확대됐기 때문.
이에 따라 자신의 아파트 기준시가가 7억원인 만큼 A씨는 올해부터 종부세 과세대상자로 포함돼 55만원 가량의 종부세를 따로 내야한다.
더욱이 아직은 그리 크지 않은 액수라도 앞으로 정부가 과표적용률을 높일수록 부담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어 수년 뒤에는 수백만원 가량의 종부세를 납부하게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올해 들어 새로 바뀐 부동산 세제가 적용되면서 과세대상에 포함되거나 세금 부담이 늘게 된 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부담을 덜 수 있을지 난색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 종부세, 과세대상 확대·세대별 합산 적용
지난해 말 통과된 종합부동산세법에 따르면 주택의 경우 과세 부과기준이 공시가격 9억원 초과에서 6억원 초과로 낮아져 과세대상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과표구간과 세율도 바뀌어 6억∼9억원 1%·9억∼20억원 1.5%·20억∼100억원 2%·100억원 초과 3%로 변경됐다.
또 과표적용률도 지난해까지는 공시가격의 50%였지만 올해부터 70%로 높아져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세금부담이 늘어나게 됐으며, 전년대비 1.5배였던 세부담 상한선도 3배로 높아졌다.
과세방법도 그동안 인별 합산이었기 때문에 같은 세대 구성원이라도 각 개인당 보유주택이 9억원을 초과하지 않으면 종부세를 피할 수 있었으나, '세대원'이 보유한 주택을 합산해 적용하는 세대별 합산으로 바뀌면서 웬만해선 종부세의 그물망을 벗어날 수 없게 됐다.
■ 종부세의 그늘, 어떻게 해야하나
이처럼 종부세 제도가 개편되면서 과세범위도 크게 확대돼, 늘어나는 세금부담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많은 이들이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그러나 종부세 부담을 덜기 위해 주택을 처분한다 하더라도 거래과정에서 붙는 양도세 등 다른 세금도 함께 얽혀있어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우선 보유주택이 한 채라면 그대로 종부세를 납부하면서 보유하거나, 이를 매도하고 종부세 부과대상이 아닌 주택으로 새로 구입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대로 보유할 경우 가격이 낮은 6∼9억원의 아파트에 대해서는 수십만원 정도의 비교적 적은 종부세가 부과될 수 있지만, 고가의 아파트일수록 수천만원의 종부세를 낼 수 있어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
만약 매도할 경우 1가구 1주택을 오랫동안 보유했다면 양도세가 비과세되기 때문에 양도세 걱정은 덜 수 있는 대신, 다른 주택을 구입할 때 납부하는 취득·등록세도 고려해야 한다.
한편, 주택을 매도할 때 종부세 부과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팔게 되면 해당 연도의 종부세를 내지 않을 수 있다.
보유주택이 두 채 이상이라면 필요한 주택만 남기고 처분하거나, 세대분리가 가능한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 등이 있다.
여러 주택 가운데 골라 처분할 경우 양도차익이 적은 주택을 먼저 파는 것이 양도세와 보유세를 동시에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내년부터는 1세대 2주택에 대한 양도세율이 강화된다는 것도 명심해 미리 선택해야 한다.
자녀가 결혼을 했거나 만 30세 이상 소득자로서 세대를 분리할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는 증여를 통해 종부세와 양도세를 아낄 수 있다. 그러나 양도세보다 증여세가 더 클 우려도 있어 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뱅크 길진홍 팀장은 "종부세가 세대별 합산과세로 바뀌면서 세대분리를 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세금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며 "그래도 대부분 양도세액의 부담이 훨씬 큰 만큼, 종부세를 내지 않기 위해 주택을 매도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