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1일 정식 취임…오후 2시 임시국회 참석
첫 업무 동부구치소 시작…"현장에서 국민과 소통"
"인권보호, 적법절차, 소통 통해 '공존의 정의' 실현"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법무부 공식 유튜브 채널 '법TV' 캡쳐)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1일 취임사에서 '공존의 정의'를 3차례 언급하며 인권 보호와 절차적 정의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 장관은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도 "우리 사회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공존의 정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제68대 법무부 장관으로 지난달 28일 임명된 박 장관의 취임식이 이날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됐다. 취임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 등을 고려해 참석인원을 최소화한 채 법무부 공식 유튜브 채널인 '법TV'를 통해 생중계됐다.
박 장관은 "이 땅에 지속 가능한 정의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공존의 정의'가 필요하다. 우리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정의를 의미한다"며 "공존의 정의는 인권보호, 적법절차, 그리고 소통을 통해서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인권보호'와 관련해 "인권은 우리사회가 함께 지켜내야 하는 가장 고귀한 가치"라며 "이 자리에서 재차 묻고 싶다. 인권을 보장하고 지켜내는 역할을 법무·검찰이 최일선에서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일 내가 수사를 받는 사람이라면 내가 수용돼 있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생각해보자"며 "역지사지의 자세로 인권친화적 법집행과 제도개선에 최선을 다해 달라. 특히 여성, 아동, 장애인 등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권리보장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검찰개혁 또한 우리 검사들이 국민의 인권보호관으로서 본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고 했다.
'절차적 정의'와 관련해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관념과 작별해야 한다며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검찰권의 행사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검찰수사와 같이 강제력이 수반되는 법집행의 경우, 국민공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엄정하되 신속하게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행사돼야 한다"면서 "절제되고 올바른 검찰권 행사를 통해 사람을 살리는 활인(活人)의 길을 함께 걸어나가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현장을 지키며 국민과 소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관 업무를 동부구치소 현장에서 시작했다. 훗날 제가 업무를 마무리하는 곳도 현장일 것"이라며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오래된 진리를 반추해 본다. 저부터 현장에 나가 법에 호소하는 국민을 찾아뵙겠다"고 했다.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박 장관은 "이제 막 국민의 명령인 검찰개혁을 위한 한걸음을 내딛었을 뿐"이라며 권력기관 개혁과제를 완성시키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검찰은 수사권개혁법령 시행에 따른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야 한다"면서 "위법한 수사를 통제하는 사법통제관으로서의 역할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조직 또한 재편하고, 검찰은 경찰과 상호협력을 통해 국민의 인권보호는 물론 각종 범죄대응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의 관계도 언급했다. 박 장관은 "(검찰은) 공수처와는 견제와 균형을 기조로 유기적 협조도 펼쳐나가야 한다"면서 "제도적 변화가 수사의 혼선과 퇴보가 아닌 국가범죄 수사역량의 강화로 귀결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대전현충원 참배 후 방명록을 남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장관은 지난달 28일 임명된 뒤 첫 일정으로 취임식을 여는 대신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를 점검했다. 하루 뒤에는 법무부 정부과천청사로 첫 출근해 인사 관련 보고를 듣고 인사원칙 기준을 마련했다. 31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후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취임식을 앞두고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윤 총장은 박 장관 축하를 위해 법무부를 방문해 "장관님 취임 축하 예방차 온 것"이라며 "취임 축하 예방이라서 덕담을 나눴고, (나머지는) 나중에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간부 인사 방향성에 대해선 윤 총장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르면 이번주 검찰 간부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윤 총장이 박 장관에게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핵심보직에 대한 교체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윤 총장은 이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얘기에 대해 "인사 얘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법무부도 "오늘 검찰총장의 방문은 취임 축하를 위한 것"이라며 검찰인사에 대한 의견 청취를 위한 자리는 아니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취임식을 마친 뒤 오후 2시 열리는 임시국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