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로 일어날 피해 줄이기에 초점
일본 정부, 재해 대비하기 위해 15조 엔(156조 원) 투자
재난 대비 의료체계 정비, 토사 재해 방지, 소방력 강화에 힘써
UN, 기후변화로 대형재해가 과거보다 약 1.7배 증가
◆…2021년 2월 13일 오후 11시에 발생한 지진으로 후쿠시마현 지역 주택의 대문이 부서진 모습. (사진 연합뉴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일본은 재해 발생 뒤 일어날 피해를 줄이는 방재 계획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 2월 13일 일본에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규모 9)의 여진으로 추정되는 규모 7.3의 지진이 후쿠시마현 해역에서 발생했으나 다행히 큰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 기상청은 1주일 정도 건물이 붕괴할 수 있는 진도 6강 수준(한국 기준 9)의 지진을 주의해야 하며 특히 사나흘 안에 큰 지진이 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규모는 진앙에서 발생한 에너지이며 진도는 지표면에서 흔들리는 정도.
아사히 신문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지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15조 엔(156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는 도로, 학교와 공항 같은 기간 시설을 보수와 함께 지진 공학과 인공지능 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일본 건축계와 과학계는 재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기술과 설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는 건축 결함 책임을 10년 동안 강제하는 법률을 제정하기도 했다.
지방 정부도 재난 대피소가 될 가능성이 높은 학교와 체육시설의 내진 능력을 조사했으며 모든 건물을 진도 6에도 버틸 수 있도록 보강할 계획이다. 지방 정부는 지진 재해 대책 행동 계획을 보강해 재해 의료체계 정비, 토사 재해 방지, 소방력 강화 등 27개 사안을 정리해 시행하고 있다. 사이타마현의 경우 지진 예상 피해를 조사해 사망 및 부상자 약 4천 명 (50%) 감소, 재난 1주일 뒤 피난민 3만 명 감소, 60일 내 기간시설 95% 복구 계획을 발표했다.
일부 지역에선 대지진 뒤 토양 액상화로 도로와 주택이 파손됐다. 일본 정부는 동부지역에 대한 토양 액상화 상황을 조사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하수 수위를 펌프로 줄이는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 지방 정부는 지역 주택사업자와 지자체 담당자를 대상으로 전문가 연수회를 실시하고 있다. 토양 액상화는 토양이 응력을 받았을 때 강성과 전단 강도를 상실해 액체처럼 되는 현상.
노령인구가 많은 일본은 재난 발생 시 이들의 대피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지난해 7월 대호우로 1,500명이 물에 잠긴 집과 자동차에 몇 주 동안이나 머물러야 했다. 일본 건축가 이토 나오코는 집안 자체의 내구력을 올리고 비상시 피할 수 있도록 집안에 피난처를 설치하길 제안했다.
사카모토 마유키 효고대 교수는 블룸버그에 “설계 단계에서 재난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계획할 필요 있으며 이런 시설을 내부에 설치함으로써 도시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대형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7,348건이 발생했으며 이는 전 20년(4,212건)의 약 1.7 배에 이른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약 3조 달러(3,300조 원)의 손실이 일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