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김학의 불법 출금, 규정상 이첩은 맞다"
공수처법 '다른 수사관이 검사 협의 발견시 이첩' 규정
이성윤, 지난달 수원지검에 '공수처 이첩' 요구 진술서 제출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며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의 이첩 요구에 대해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해달라고 요구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진술서에 대해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며 '이 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 맞다고 보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규정상 (공수처에) 이첩해야 한다고 돼 있다"고 답했다. 공수처법 25조 2항은 공수처 외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그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하도록 정하고 있다.
김 처장은 '김학의 사건과 관련해 대검과 논의된 것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것은 없다. 이 지검장도 그렇게 말했다니 조만간 협의 요청을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첩 기준에 대해선 "추상적으로는 대검과 협의했다. 의견을 듣더라도 내부의 독자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며 "사건·사무규칙을 어느 정도 마련했고,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법 25조 2항에 규정된 '범죄 혐의 발견'에 대해 해석 논란이 생긴 것과 관련해서도 김 처장은 "조항 자체는 명확해 보인다"며 "혐의 발견을 기소 시점이라고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에 낸 진술서에서 공수처법 25조 2항의 혐의 발견을 '수사 사항이 상당히 구체화한 경우'라고 해석한 바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달 26일 '김학의 불법 출금' 의혹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수원지검에 제출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 지검장은 2019년 '김학의 불법 출금'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지검장은 지난달 26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에 '수사 외압' 혐의를 부인하며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이 지검장은 "현재 시행중인 공수처법은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이를 수사처에 이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범죄를 인지한 경우는물론 고발 사건의 경우에도 수사사항이 구체화된 경우 이에 해당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차관 사건에서 서류를 조작하는 등 불법 긴급 출금 조치를 취한 의혹으로 수원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이규원 검사도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처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여권의 수사·기소권 분리 추진에 반대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 기사를 못 봤다. 아무래도 이유가 중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수사와 기소의 분리로 공소 유지가 되지 않으면 무죄가 선고될 것이고 결국 반부패 역량을 의심받는 것은 물론 국민의 신뢰도 얻기 힘들 것"이라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여권의 중수청 설립 등 수사·기소 분리방안 추진이 진정한 검찰 개혁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며 "법 집행을 효율적으로 하고 국민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사와 기소가 일체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