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이첩된 김학의 사건, 기록 검토 뒤 다음주 결론"
이성윤 '재이첩 반대' 입장 관련 "공수처, 전속 관할 맞다"
직접 수사, 검찰 재이첩 외 다른 수사기관 넘길 가능성 열어둬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김학의 출금' 사건 수사와 관련해 "다음 주 중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4일 검찰이 이첩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 금지 사건의 처리 방향에 대해 다음 주 중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록 분량이 쌓아 놓으면 사람 키만큼 높아 한 번 보는 데만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합리적인 기간 안에 빨리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의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해선 "우리(공수처)가 직접 수사할 수도 있고 지금까지 수사해 온 검찰이 수사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아니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하는 방법도 있는데 어느 방향이 적절할지는 기록에 답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직접 수사와 검찰 재이첩 외의 제3의 가능성에 대해선 "피의자, 혐의, 사건규모 등을 따져 처장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재이첩 반대 입장 표명과 관련해서는 "공수처가 검사에 대해 전속적 관할을 인정하는 것은 맞다. 취지가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어느 수사기관이 (수사)하는 게 적절한지 합리적 원칙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검찰이 이 사건을 가장 잘 아니 검찰에 넘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 '김학의 사건' 직접 수사, 검찰 재이첩 갈림길
김 전 차관의 출국 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지난 3일 이 지검장과 이규원 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 등 현직 검사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수원지검 이정섭 형사3부장 수사팀은 이날 오전 "공수처법 25조 2항에 따라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된 사건 중 검사에 대한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사건 이첩은 공수처 외의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이를 공수처에 이첩해야 한다고 규정한 공수처법 25조 2항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김학의 사건' 수사 처리에 대한 공은 공수처로 넘어왔다.
앞으로 사건을 넘겨 받은 공수처가 '김학의 사건'을 '1호 수사' 대상으로 채택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아직 수사 인력 구성이 끝나지 않은 현실적 한계 때문에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할 가능성과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직접 수사에 나설 가능성 둘 다 열려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전날 오전 출근하며 "재이첩과 수사 두 가지 방법 이외에 다른 방법도 있을 것"이라며 "(사건 처리 방향은) 차차 말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아무것도 안 한다는 그런 비판이 생기지 않도록 상식선에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며 "공수처에 와서 (사건이) 묵혀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처장은 사건의 직접 수사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처장과 차장이 법조인이고, 파견 수사관도 10명이 있기 때문에 공수처가 수사 능력이 아주 없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 이성윤 "공수처 이첩 사건, 재이첩 안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 의혹에 연루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3일 "공수처에 이첩된 사건을 검찰이 되돌려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 지검장은 사건 이첩과 관련해 공수처에 이첩된 사건은 검찰이 되돌려 받을 수 없다며 관련 사건을 공수처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검장은 지난 2일 검찰이 법집행기관으로서 위법한 수사를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취지로 수원지검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이날 의견서를 통해 공수처법 25조 2항에 따라 자신과 연관된 사건을 검찰에 돌려주지 않고 공수처에서 직접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가 발견된 경우 이를 공수처에서 수사해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한 공수처의 전속 관할을 규정한 것이라 판단되므로 이 경우 검찰은 이를 되돌려 받을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검장은 2019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재직할 무렵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국 금지 의혹을 맡은 수원지검 안양지청의 수사를 중단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 지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지검장은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고 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지검장은 지난달 26일 수원지검에 '수사 외압' 혐의를 부인하며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