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류공장을 포함한 네 곳에서 화재 발생
군경, 화재가 일어나자 시위대에 발포…최소 14명 사망
중국 대사관 "중국인과 중국재산 안전하게 지켜달라"
시위 지도자 "미얀마에서 사업하고 싶다면 미얀마인 존중하라"
◆…양곤 산업지대인 흘라잉타야에서 군경의 폭력진압으로 미얀마인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사진 연합뉴스)
미얀마 군경이 14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미얀마 시민 최소 14명을 사살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의 산업지대인 흘라잉타야에 있는 중국 공장이 불타는 가운데 미얀마 군경이 시위대 최소 14명을 사살했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관은 흘라잉타야 중국 의류공장에서 괴한의 방화로 많은 중국인 직원들이 다쳤다며 미얀마 측에 자국 재산과 자국민 보호를 요청했다.
현지 언론인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자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흘라잉타야 병원 관계자는 미얀마나우에 "죽은 사람과 다친 사람이 계속 병원에 도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현지 언론들은 이날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국영 언론은 계엄령이 흘라잉타야를 포함한 여러 도시에 내려졌다고 발표했다.
군부가 운영하는 미야와디TV는 의류공장과 비료공장 4개에서 화재가 일어난 가운데 소방차가 접근하려고 하자 약 2000명이 이를 막았기에 군부가 조처를 했다고 전했다.
군부가 축출한 사사 연방의회 유엔특사는 흘라잉타야 시민들과 연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사 의원은 "미얀마인을 공격한 국민의 적 국가행정위원회는 미얀마인 피 한 방울 한 방울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범지원단체는 지난 13일까지 미얀마인 2100명이 체포되고 100명 이상이 사망했을 거라고 전했다.
◆…흘라잉타야에 있는 중국 공장이 불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대사관은 중국 공장에 대한 공격 이후 현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전했으나 사망자 관련한 언급은 따로 하지 않았다.
중국 대사관은 성명으로 "중국은 미얀마가 모든 폭력행위를 멈추고 법에 따라 범인을 처벌하며, 미얀마에 있는 중국인과 그 재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효과 있는 조처를 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중국 공장 화재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하는 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이후 반중 정서가 커지는 가운데 군부 반대파는 중국의 소극적인 비판에 주목했다.
시위대 지도자인 아이 씽자르 마웅은 페이스북에 "지금 공장 두 개만 불탔을 뿐"이라며 "미얀마에서 안정적으로 사업하고 싶다면 미얀마 사람들을 존중하라"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찌 국가고문이 이끄는 집권 국민민주연맹(NLD)이 2020년 11월 총선에서 압승하자 이에 불복해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선거를 다시 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
수찌 국가고문은 무전기 불법 사용과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국영 MRTV는 시위대와 대치한 경찰 한 명이 흉부 부상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시위에서 사망한 경찰이 두 명으로 늘었다.
이번 폭력사태는 만 윈 카잉 탄 연방의회 상원의장이 "국민이 자신을 보호하는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연방대표위가 필요한 법들을 제정할 것"이라고 밝힌 뒤 하루 만에 일어났다.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연방의원들은 군부를 피해 지난주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만 윈 카잉 탄 전 연방의회 상원 의장을 부통령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