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서 발급시 회원국 시민들 역내 이동 가능
◆…스페인 그란 카나리아 섬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가운데 산 아구스틴 해변에 있는 두 개의 비치 의자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사진 로이터>
유럽연합(EU)은 코로나 바이러스 '디지털 녹색 인증서'를 도입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1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가 제시한 디지털 녹색 인증서(Digital green certificate)는 백신 예방접종 내역, 코로나 감염 회복 여부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여 유럽 전역에 걸쳐 여행객들이 역내 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한다.
디지털 녹색 인증서는 백신 접종 후 음성 반응이 나오거나 코로나 감염 뒤 회복된 사람에게 발급되는 것으로, 종전에 도입을 검토했던 백신 여권과는 구분된다.
다가올 여름 휴가철을 대비해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심각한 불황에 빠진 수십 억 관광레저 산업을 회복시키기 위한 것으로, 관광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이 EU 차원의 대응을 촉구한 데 따른 조치이다.
27개국 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 중국, 기타 비서방국가 사람들에게 투여된 예방접종을 포함해 백신 접종 증명 기록이 있는 외부인들을 입국시킬 수 있는 옵션도 제시할 예정이다.
유럽의 코로나 관련 사망자 수가 55만 명을 넘고, 예방접종 인구 수가 10분의 1도 안 되는 상황에서 프랑스, 벨기에, 독일을 포함한 국가들은 백신을 접종 못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우려했다.
실제로 예방접종을 마친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다시 전염시킬 수 있는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또한 캠페인에 회의감를 느끼는 일부 대중들, 백신 공급 지연 등의 문제가 겹쳐 난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 우파인 네덜란드 EU 의원 제로엔 레너스 의원은 “유럽연합은 전염병 대유행의 시작점에서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27개의 서로 다른 접근방식이 아닌 통합된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의회 내 최대 정당인 유럽인민당 대표 만프레드 웨버는 인증서 발급에 대해 적극 찬성의 의사를 밝힌 반면, 오직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승인한 백신만 인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유럽의약청(EMA)은 현재까지 서구에서 개발된 백신만을 의무화했다.
지난 1월부터 아이슬란드는 백신 증명서를 발급했고, 이스라엘도 지난달 말부터 '그린 패스' 인증서를 도입해 QR코드나 바코드 형태로 발급하고 있다. 이를 소지한 국민들은 식당, 체육시설, 문화시설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의 방안은 회원국 다수의 동의를 받은 후 유럽의회 승인을 거쳐야 실행할 수 있다.
<제공 : 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