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 양방향으로 수십 척 배 가로막혀
강풍과 폭풍우에 조종 기능 상실해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은 에버 기븐(Ever Given) 호 <사진 로이터>
◆…에버 기븐(Ever Given) 호 <사진 로이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 호가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돼 수십 척의 선박 운행을 가로막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2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사고가 난 선박은 에버 기븐 호로 길이 400미터, 무게 22만4000톤의 거대 컨테이너선이다. 중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중 23일 화요일 오전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되었다.
수에즈 운하 당국(SCA)은 성명을 통해 "강풍을 동반한 폭풍우가 몰아치자 에버 기븐 호가 중심을 잃은 채 좌초돼 발이 묶였다"고 설명했다. 또 선박을 임대한 대만의 에버그린 마린사(Evergreen Marine Corp)는 선주가 "갑작스런 강풍에 의해 선체가 수로를 이탈해 바닥을 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한 사고 경위를 전했다.
모든 선원들의 부상 문제나 오염에 대한 보고는 현재까지 없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수에즈 운하는 아프리카 대륙을 우회하지 않고 아시아와 유럽을 바로 연결하는 교역의 핵심 통로로서, 전 세계 컨테이너선 교통량의 약 30%가 매일 이 운하를 통과한다. 연료에서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물품을 운반하는데 전 세계 교역량의 약 12%가 이 운하를 통해 이뤄진다.
수에즈 운하 당국(SCA)에 따르면 지난해만 약 1만9000여 척의 선박이 운하를 통과했고, 이는 하루 평균 51.5척 꼴로 운송한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사진에 의하면 배가 운하를 가로질러 대각선 방향으로 위치하며 전체 폭을 막고 있다. 또 선체 뱃머리 주변의 운하 둑에서 채굴기가 흙과 바위를 파내는 모습도 공개됐다. 해양 서비스 회사인 GAC는 수요일 수에즈 운하 당국(SCA)의 정보를 인용해 에버 기븐 호가 부분 침수되어 운하 둑을 따라 나란히 이동했다고 전했다.
데이터정보업체 Kpler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수요일 현재 5대의 LNG(액화천연가스) 대형 유조선들이 좌초된 컨테이너 선박 때문에 운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에버 기븐 호의 북쪽으로 최소 30척, 남쪽으로는 3척이 차단된 상태이며, 운하의 북쪽과 남쪽 입구 주변으로 수십 척의 배가 모여 있다고 보도했다.
GAC는 홈페이지를 통해 "선박이 다른 장소로 견인되는 즉시 항모와 차량 통행이 재개될 것"이라며 "유럽에서 아시아로 가는 가장 빠른 선박 경로를 따라 교통이 곧 재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수에즈 운하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를 일으키며 유가는 2% 이상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통해 장애물을 언제 제거하느냐에 따라 오일과 가스 가격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정보업체 Kpler의 분석가 레베카 치아는 "이번 주말까지 정체되면 15척의 LNG 대형 유조선 운송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분석회사 보르텍사(Vortexa)도 1300만 배럴의 원유를 운반하는 10척의 유조선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제공 : 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