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기대인플레이션 26일 2.34%…지난 5년간 최고치 기록
미 연준 SLR 완화 조치 종료…은행의 국채 매각시 금리 오를듯
◆…자료=FRED(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지난 5년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금리상승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美 FRED(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의 자료에 따르면 10-Year Breakeven Inflation Rate(10년물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월 26일 2.34%를 기록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10-Year Breakeven Inflation Rate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에서 10년물 물가연동채권 수익률을 차감해 산출하는 기대 인플레이션(BEI)이다.
BEI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다. BEI가 오르면 채권 매매자들이 향후 물가상승률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논란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물가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히 사그러지지 않고 있다.
반면 미 연준을 위시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오르는 현상을 인정하면서도 금리 상승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의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며 디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시중에 풀린 유동성과 코로나19로부터 경기가 점차 회복되면서 물가가 오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구조적 문제가 여전해 실수요가 부족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는 것이 주요국 중앙은행의 견해다.
미 연준은 최근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묶었다. 양적완화에 해당하는 채권매입 규모도 그대로 유지했다. 시장에는 2023년까지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명백히했다.
미 연준은 통화정책성명에서 연준은 연 2% 이상의 고물가를 장기간 용인하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경기가 회복돼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넘어도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의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종들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면서 “최근 원만한 회복속도로 경제활동과 고용 지표들이 호전되고 있다”고 경기 상황을 진단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2% 미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웠다.
그러나 미국의 10년물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2.34%에 달하며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어 머지 않아 도래할 인플레이션 시대에 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하다.
미 연준이 장기간 저금리 유지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국채 시장의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연준의 공언과 달리 물가가 지속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만연하다.
미국 10년물 국채는 3월 19일 1.74%로 최고치를 찍은 후 내림세를 보이다 3월 26일 1.67%로 또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2년물 국채는 0.14%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미 연준이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완화 조치를 예정대로 3월 31일 종료한다고 밝힌 점도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SLR 완화 조치는 은행이 보유한 국채와 지급준비금을 필요 자기자본 산출 대상에서 제외해 주는 것으로 종료될 경우 은행이 비용 부담으로 국채를 매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미국 은행들이 국채를 판다면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이는 금리가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셈이다.
최근 유가를 비롯해 구리, 철광석, 목재 등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도 인플레이션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이들 원자자 가격이 생산자 물가를 상승시키고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현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은 생산자 물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소비자 물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속성 상 생산자 물가가 오르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소비자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기대 인플레이션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면서 머지 않아 다가올 인플레이션이 어떠한 충격을 가져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