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탄즈 지하 핵시설 정전사고로 파손…개량형 원심분리기 가동 하루 만
이스라엘언론 "이스라엘 모사드 정보기관의 사이버 공격"
이란 핵국장 "핵 테러 행위…상응한 조치 있을 것"
◆…이란 테헤란의 나탄즈 핵시설 전경 <사진 로이터>
이란이 나탄즈 지하 핵시설 정전 사태를 “핵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언론은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 모사드 정보기관의 사이버공격”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핵 합의에서 사용 금지된 원심분리기가 있는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이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정전 사고로 파손됐다.
베르후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 기구 대변인은 이번 사건으로 인명피해나 방사능 유출 등의 오염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조사가 진행 후, 추후 언론을 통해 자세한 사항을 밝히겠다”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핵 담당 국장은 이에 대해 “이란 나탄즈 핵시설에서 발생한 사건은 핵 테러 행위 때문”이라며 이란이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번 테러 행위를 지휘한 사람들의 목표를 좌절시키기 위해 이란은 핵 기술 개발을 진전시키고 미국의 억압적인 제재를 벗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칸 공영라디오는 정보소식통을 인용, 이스라엘의 모사드 정보기관이 이번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이버 공격의 원인으로 밝혀진 스턱스넷 컴퓨터 바이러스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해 개발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 소행으로 밝혀질 시 양국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스파한 주 중부 사막에 있는 이 핵시설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중심지로 UN 핵 감시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의(IAEA) 사찰단이 감시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전날 10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가 나탄즈 지하 핵시설에서 개량형 원심분리기 IR-5·IR-6을 가동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나탄즈 핵시설에서는 지난해 7월에도 폭발사고가 있었으며 이에 대해 이란은 자국의 핵 개발 계획을 방해하기 위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는 2018년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했으며 이에 이란 정부는 핵 프로그램 동결·감축 의무에서 벗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