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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완화는 민심 완전히 역행하는 것…부동산정책 일관돼야"

조세일보 | 홍준표 기자 2021.04.2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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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김남근 변호사, 22일 KBS1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출연

"종부세 완화, 집값 文 정부 초기 수준 내리겠단 약속 '헛공약'돼"

"일부 여당 의원 주장은 종부세 대상자 줄여 표 얻겠다는 의미"

"젊은 중산층 부담 가능한 저렴한 주택, 공공임대 늘려야 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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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내에서 4·7 재보선 이후 종합부동산세와 대출 규제를 완화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남산에서 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4·7 재보선에서 참패한 여당의 일부 의원이 주장하는 '종합부동산세와 대출 규제 완화'를 두고 "민심을 완전히 역행하는 것"라는 지적이 나왔다.

참여연대 정책위원인 김남근 변호사는 지난 22일 KBS1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여권의 종부세 완화 움직임은) 젊은 층과 서민층이 상당히 우려할 수 있는 잘못된 정책 선회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가 출범할 당시 수준으로 집값을 내리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이런 약속을 꼭 지켜달라는 게 민심이 아니겠느냐"며 "그런데 (여당은) 고가주택 가격이 많이 올라 공시가격 9억원, 시세 13~15억원 정도 되니 더는 비싼 주택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기준을 시세 17억원, 공시가격 12억원 정도로 올리겠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집값을 문재인 정부 초기 수준으로 내리겠다는 건 헛공약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소득 없이 집이 한 채밖에 없고 오랫동안 살고 있는데 가격이 올라 세금이 부담된다'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서도 걱정할 만한 세금 수준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세금이 부담된다는 주장이 일리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런 분들이 집값이 올라 시세가 13~15억원 정도가 돼서 종부세 대상이 처음 됐다고 하더라도 13억원의 경우 종부세가 1년에 8만원 정도이고, 14억원은 34만원 정도 된다"며 "그런데 또 70세 이상의 고령자에 15년 정도 장기보유를 하게 되면 80% 정도 공제받을 수 있다. 세금 폭탄이 될 정도로 큰 부담이 되는 세금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은퇴한 사람의 경우 소득이 없으니 세금을 내려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그럴 경우 '과세이연'을 해주면 된다"면서 "나중에 집을 팔아 현금이 생겼을 때 종부세를 낼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그 부분은 찬성한다"고 했다.

이에 '세금 때문에 걱정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는 진행자의 발언에 김 변호사는 "그렇다. 워낙 정치적 프레임이 되다 보니 종부세는 내지 않아도 되는 세금처럼 돼버렸고, 세금을 낸다는 자체가 기분이 나쁜 것"이라며 "정치적 프레임에 따라 종부세 대상자를 줄여 중도층을 더 얻겠다는 정치공학적 상황에서 (종부세 완화 카드가) 나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여권의 '대출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그는 "집값을 잡기 어려우니 '빚내서 집 사라'라고 하는 것"이라며 "3기 신도시나 공공재개발 지역 같은 곳에서 내 집을 마련하겠다고 기다린 사람들에게 더 기다리지 말고 빚내서 집을 사라는 것이기 때문에 집값을 더 부추기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김 변호사는 '종부세·대출 규제 완화'는 민심을 완전히 역행하는 제도라고 질타했다. 그는 "(여당이) 중도층 일부를 끌어들이기 위해 집값이 올라도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고, 빚을 많이 낼 수 있게 해줄 테니 표를 달라고 하는 신호로 보인다"며 "대다수 민심은 집값의 안정을 바라고 집값이 내려가길 바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2·4 대책을 통해 저렴한 주택이나 공공임대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문제는 여당"이라며 "여당 내 일부 정치적인 고려를 하는 분들이 정부의 정책 기조를 흔들고 있어 정부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선회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여당이 집값을 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표를 잡으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게 김 변호사의 지적이다.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을 두고는 "보유세 강화나 투기자금이 너무 부동산에 몰리지 않게 하기 위해 대출을 규제하는 등의 집값 안정과 관련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며 "3기 신도시나 공공재개발 지역에서 젊은 중산층들이 부담할 수 있는 저렴한 주택이나 공공임대를 대량으로 공급하겠다는 정책이 나와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개발·재건축 지역 규제 완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집값을 들썩이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변호사는 "(오 시장의 정책은)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용적률을 높여주고 층고 제한을 완화해 주겠다는 건데, 그렇게 되면 일반분양분이 많아지고 개발이익이 늘어나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잘못하면 그나마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집값을 들쑤시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늘리면 나중에는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오 시장 측의 주장도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주택이 공급되는 시점은 적어도 4, 5년 정도 걸릴 것 같은데 그사이 집값 상승에 대한 부작용이 많지 않겠나"라며 "그런 것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공공주도의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임대나 토지임대부주택 등 공공자가주택을 확보해 젊은 층과 서민층에게 저렴한 임대료의 주택을 공급하고, 개발이익을 환수하며 용적률을 완화하지 않으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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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의원은 4·7 재보선 참패 이후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종부세·재산세 완화 개정법률안 대표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재보선 참패 이후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과 기준 완화와 재산세 인하 등 부동산 세제를 손질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지난 20일 종부세 공제 기준을 공시지가 합산 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올리고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선 부과 기준을 공시가격 9억원 초과에서 12억원 이상 초과로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당권 선언을 발표한 홍영표 후보도 종부세 부과 기준을 12억원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송영길 후보는 실소유자의 주택담보대출(LTV)을 90%까지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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