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이거 의도적인 것 아니냐", 국민의힘 "외교 대참사"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개막식 전 상영된 오프닝 세리머니 영상. 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청와대 공식 유투브 방송 갈무리］
3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P4G 정상회의' 개막 직전 방영된 오프닝 세리머니에 서울 소개 영상이 아닌 평양의 능라도 전경이 담겼다는 지적이 <매일신문>에 의해 처음으로 지적됐다.
'줌 아웃(zoom out)' 기법으로 보여준 영상에서 공교롭게도 서울 전경이 아닌 평양으로부터 지구 전체까지 비춘 영상이 화상으로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각국 정상급·고위급 47명, 국제기구 수장 21명에게 여과없이 비쳐지는 헤프닝(우발적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줌 아웃' 기법은 영화 촬영 기법의 하나로 카메라의 위치를 고정한 채 줌 렌즈의 초점 거리를 변화시켜 촬영물로부터 멀어져 가는 것처럼 보이도록 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를 지켜본 네티즌들은 '이건 의도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평양이 왜 나오냐. 서울은 나오지도 않네'라며 정부의 사전 준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등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파문이 일자 31일 청와대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P4G 정상회의 개회식 영상에서 해당하는 부분을 수정했다. 새 영상에는 한강 올림픽대교 인근에서 시작해 서울 상공이 등장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는 영상 제작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외교부 P4G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이 외주업체에 의뢰해 제작한 영상"이라고 외부업체의 실수임을 강조했다.
이 외주업체도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방영된 'P4G 소개영상' 중, 편집과정에서 정확하지 않은 위성지도가 삽입됐다"고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해당 부분은 남산 타워 등 서울시 주요 전경 영상에 이어 글로벌 리더들의 참여를 부각시키기 위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지구로 뻗어 나가는 줌아웃 효과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시작점의 위성사진 위치가 잘못 표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기 오류는 행사 직전까지 영상의 세부사항을 편집, 수정하는 과정에서 영상제작사 측의 실수로 발생된 것"이라며 "오류 발생 인지 후 해당 오류를 수정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안병길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무능으로 일관하는 정권이 만들어낸 외교 참사이자 국제적 망신"이라며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대통령이 나서 미중 정상의 참석을 요청할 만큼 열의를 보였기에 더욱 만전을 기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수많은 검수를 거치고, 리허설까지 마쳤을 영상이기에 단순 실수로 치부하기엔 너무 석연찮다"며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막을 수 있는 실수로 빈축을 산 일이 한두 번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와의 공식 행사에 구겨진 태극기를 내거는 가하면,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국빈 방문 때 인도네시아어로 인사말을 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며 "기강해이, 안이한 외교 인식이 참사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의 페이스북 글［갈무리］
허 의원은 이어 "행사를 기획한 청와대 탁현민 비서관은 김어준 라디오에 직접 출연해 행사를 홍보하며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미래기술이 접목돼 있는 회의'라고 자화자찬했다"고 언급한 뒤, "탁 비서관에게 묻고 싶다.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미래가 ‘평양’인가? 이것은 '외교 참사'를 넘어 '의전 참사'이자 '정권 참사'"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북한)김여정만 띄우더니, P4G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평양이라뇨?"라며 "리허설을 안했을 리도 없고, 이 정도면 의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