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상승은 12년 동안 7개년 달해…확률적으론 58% 수준
연초 높았던 정책 기대감이 소멸되면서 모멘텀 약화 때문
◆…자료=한국거래소
T. S. 엘리엇은 장편시 황무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며 서구의 황폐화된 정신적 세계를 서술하고 있지만 주식투자자에게는 주가가 떨어진다는 5월을 가장 잔인한 달로 받아들이고 있다.
조세일보가 지난 2010년부터 12년간 5월 한달간 주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5월엔 주가가 오르는 경우보다 떨어진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5월엔 주식을 팔아라는 격언이 어느정도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년 가운데 5월 한달간 주가 하락률을 보면 코스피가 7회, 코스닥이 7회로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어서 확률로 계산하면 약 58%에 이른다.
그러나 5월엔 주식을 팔아라는 격언이 맞는 듯 하면서도 확률적으로는 그다지 높은 것이 아니어서 5월엔 주가 떨어진다는 격언을 100% 받아들이기에는 애매한 상황이다.
올해에는 지난 4월 30일 코스피 지수가 3147.862를 기록했고 5월 31일 지수가 3203.92로 장을 마감하면서 1.8%의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4월 30일 983.45에서 5월 31일 지수가 981.78로 0.2% 하락해 코스닥 시장은 5월엔 팔아라는 격언이 설득력을 갖게 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패닉현상으로 인해 3월엔 최악의 장이 펼쳐졌고 4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5월엔 주식을 팔아라는 격언을 무색케했다.
지난해 4월 말 코스피 지수는 1947.56에서 2029.60으로 4.2%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해 4월말 645.18에서 5월말 713.68로 무려 10.6% 급등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일상적인 패턴이 아닌 이상현상을 이용해 수익률을 높이려는 투자전략이 끊임없이 시중에 선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이 완전 효율적인 시장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특정 사건이나 정보가 주가에 반영될 수 있고 이 때 이상현상이 발생될 수 있다는 논리적 배경이다.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이상현상으로는 1월효과가 있다. 1월 효과는 1월의 평균투자수익률이 다른 달의 수익률보다 비교적 높게 얻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주식시장이 효율적 시장이라면 특정한 달의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날 수 없기 때문에 이상현상이라고 불리워진다.
1월효과가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소득 증가와 세금효과 가설이 꼽히고 있다. 연말에 두둑한 보너스를 받은 봉급생활자들이 1월에 주식을 대거 매수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다는 얘기다.
미국에서는 투자자들이 연말에 세금혜택을 누리기 위해 주식을 매각하고 다음해 초에 매입하면서 1월에 대규모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되어 주가 상승압력을 가져오기도 한다.
주말효과도 주식시장의 이상현상으로 거론된다. 주말효과란 요일에 따라 주식수익률에 차이가 나는데 월요일의 평균수익률이 나머지 다른 요일들의 평균수익률보다 낮게 나타난다는 가설이다.
기업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정보를 주말까지 기다렸다가 발표하는데 주말에 매매가 중단되었다가 월요일 주식시장이 열리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주가하락 폭이 평소보다 크다는 데 이론적 배경을 두고 있다.
그 외 이상현상으로는 소기업의 주가상승률이 높다는 소기업효과와 저PRE(주가수익률) 기업의 수익률이 고PER기업에 비해 높다는 저PER효과, 한여름에 주가가 크게 오른다는 섬러랠리 효과 등도 거론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5월엔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격언을 무시하지 못하고 있다. 연초에는 여러 가지 기대감과 정책들이 집행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지만 중반으로 접어들수록 이같은 재료들이 소멸되면서 5월 증시엔 모멘텀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