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23일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서 "외교 통한 한반도 평화 유지" 밝혀
北 김여정 '잘못된 기대' 담화 이후 나온 국방장관 발언에 관심 집중
전문가 "미 행정부 인사들의 '조건 없는 대화' 강조, 김정은 발언에 대한 기대감"
"北, 식량사정 등 어려워 인도적 지원 제시 땐 거절하기 어려울 것"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23일(현지시간) '2022년 회계연도 예산'에 대한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VOA, 로이터통신 제공］
오스틴 장관은 이날 2022 회계연도 예산에 대한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미국은 불안정하고 도발적인 행동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4일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가장 빠르고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북한 역시 동맹국들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동시에 탄도미사일 능력을 향상하고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계속해서 북한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스틴 장관은 아울러 7천150억 달러의 국방비가 북한과 다른 나라들의 위협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의 예산은 우주, 미사일 방어, 더욱 정교한 감지에 중점을 두면서 북한과 이란 등의 탄도미사일 능력 증대 대응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미 국방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거듭된 대화 제안에도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테이블로 복귀할 가능성을 배제하고 나선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앞서 성 김 대북 특별대표가 이번 주 미국은 "전제 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든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고,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당 전원회의 발언에 대해 "흥미로운 신호"라면서 "대화에 나설지에 대한 북한의 분명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김 부부장은 22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이번에 천명한 대미 입장을 '흥미있는 신호'로 간주하고 있다고 발언하였다는 보도를 들었다"며 이는 "잘못된 기대"라고 일축했다.
또한 리선권 북한 외무상도 23일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에 가세해 “미국과의 접촉 가능성조차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거듭된 '대화 없음' 발표에도 불구하고 거듭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와 대결에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나고 있는 데는 현재 북한이 처한 국내외 어려움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전문가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5일 주재한 당 전원회의에서 북한의 식량형편이 좋지 않음을 직접 언급하며 올해 '전당적·전국가적인 힘'을 농사에 집중할 것을 강력 지시한 부분과 17일 회의에서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의 식량사정이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최악의 상황이며, 올해 식량생산마저 목표치에 미달되면 인민들의 불만 확대에 따른 내부 결속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 미국이 '조건 없는 대화'를 통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안할 경우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해 다양한 우리측 파트너, 특히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만나 대북정책에 대한 논의를 한 시점에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가 나왔고, 이어 리선권 외무상의 지원 메시지도 나왔다는 점도 맥을 같이 하고 있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방미,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미대화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어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 기간 중 각국 정상들에게 우리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 노력을 강조한 바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바이든 새 행정부의 '외교를 통한 한반도 평화 유지' 대북정책과 '남은 임기 동안 가능한 역할을 다할 것'을 강조한 임기말 문 대통령의 기대치가 맞물려 '조건 없이 남북-북미 간 대화'가 이루어질 경우, 지난 2019년 '하노니 노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미 관계가 다시 해빙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