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미국 돌아온 것 맞나?”…서방의 망신
바이든 “미국 임무는 테러 대응…국익 없는 곳에서 싸우지 않을 것”
◆…탈출을 위해 카불 공항에 몰려든 인파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의 혼란스러운 철수와 탈레반의 귀환으로 인해 영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알카에다와 이슬람 무장세력이 다시 아프가니스탄에 거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미군 탈퇴 결정은 탈레반이 다시 집권할 수 있게 한 실수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 전 행정부가 탈레반과 2020년 타결한 도하 합의 또한 형편없는 거래라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취임 후 “미국이 돌아왔다”며 미국이 국제적인 현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일부 영국 외교관들은 미국의 귀환뿐 아니라 장기적인 국가 안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국 관리는 “미국이 다시 돌아온 것인가 아니면 등을 돌린 것인가?”라며 “미국이 다소 트럼프식 태도로 돌아선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방의 안보 소식통은 9.11 테러 이전 오사마 빈 라덴이 설립한 알카에다가 탈레반에 의해 아프가니스탄에 거점을 되찾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시나리오가 영국과 서방국을 모두 위협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비판을 반박하며 미군 철수에 대한 자신의 결정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을 통해 미국의 임무는 국가 건설이 아닌 테러 대응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아프간 정부 또한 포기한 전쟁에서 미군이 희생될 수는 없다며 미국의 국익이 없는 곳에서 싸우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이 미국을 공격할 시에는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한 후 수도 카불 공항은 탈출을 위해 몰려는 인파로 아수라장이 됐다.
현재 모든 민항기의 운항은 중단됐으며 이러한 혼란으로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