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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봉 세무사의 좋은 하루] 그저 그런 세금이야기

조세일보 | 김종봉 세무사 2021.09.0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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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 Scene 1. 들어가기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프로타고라스가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다”라고 했던 것은 ‘사물이나 사안에 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생각이 다른 상대방도 존중의 대상이어야 함은 마땅합니다. 그 판단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기로 합니다.

# Scene 2.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
재난 영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를 본 적이 있다면, 추위를 피해 모인 도서관을 떠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땔감으로 책을 고르면서 니체의 책을 태우려고 하자 누군가가 반대합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세법 책은 태워도 되겠죠?”라고 하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 Scene 3. 한국 귀화 후 달라진 점
126년째 한국과 인연을 맺고 있는, 미국인으로 태어나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 한국에 특별귀화한 “데이비드 린튼” 변호사가 ‘유퀴즈’라는 TV방송에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방송진행자 유재석이 “귀화 후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었을까요? 린튼 변호사는 “세금이 많이 올랐습니다”라고 했죠. 순간, 세금은 국적과 시대를 불문하고 ‘중요 관심사항일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Scene 4. 너그 아버지 뭐하시노?
역사 속에 등장하는 세무공무원 중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제자 중 마태와 삭개오가 세리 출신임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아들딸로 태어났습니다. “너그 아버지 뭐하시노?”라고 묻는다면 “히틀러”와 “파스칼”은 이렇게 대답했을 것입니다. “세무공무원입니다.” 히틀러가 2차대전의 전범으로 광기의 독재자였다면,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말을 남긴 “파스칼”은 아버지를 돕기 위해 최초의 계산기를 만들었죠. 또 로마 시대에 네로가 죽은 뒤 황제로 추대된 베스파시아누스(AD9~79)로부터도 같은 대답을 들었을 것입니다. 오줌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지저분하다며 불평하는 아들에게 ‘돈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장본인이었죠.

작가로 유명세를 떨친 이도 있습니다. “세르반테스”는 생활고를 해소하기 위해 세금징수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직무수행 중 잘못을 저질러 투옥되었고 옥중에서 수감 동료들을 위해 쓴 글이 『돈키호테』라고 합니다. “너대니얼 호손”은 세무공무원(미국세관원)으로 일하다 실직하였지만, 아내의 후원 덕에 소설 『주홍글씨』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화가도 있습니다. 프랑스 출신 “앙리 루소”는 작품에 전념하기 위해 세무공무원을 그만둔 경우입니다. 프랑스 최고의 사실주의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주변에서 루소라는 이름 대신 '르 두아니에'(세관원)로 비하했지만, 그의 작품이 명성을 얻는데 장애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과학자이기도 했던 프랑스의 “라부아지에”도 세금징수원이었습니다.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 세금징수과정에서 사욕을 챙겼다는 사실이 발각되어 처형되었다고 합니다.

정치인도 있습니다. 1962년 한일협상의 주역 일명 “김종필-오히라 메모”의 당사자인 “오히라 미사요시”가 그렇습니다. 일본 총리를 역임했던 “이케다”(제58~60대 총리), “미야자와”(제78대)도 세무공무원 출신이라고 합니다.

# Scene 5. 금강산 관광의 추억
공직에서 나온 지 6개월 정도 되었을 무렵인 2007년 초로 기억합니다. 지인들과 함께 금강산 관광을 갔었습니다. 약간의 긴장과 흥분이 가시기도 전에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고 눈앞에 보이는 것은 신기함과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주요 명소에는 안내원들이 특유의 억양으로 적절한 농담을 섞어가며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관광객들도 궁금한 게 많았던지 여기저기서 질문이 나왔습니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질문을 하나 던졌습니다. 무리 속에서 나를 응시하던 안내원은 대뜸 ”선생님은 공무원이시죠?”라고 북한식 억양으로 말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지인들과 마주 보며 놀라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공직 생활 20년 정도면 북한 사람도 알아보는 공무원, 도대체 어떻길래,

# Scene 6. 납세는 의무인가 권리인가?
일찍이 우리는 국민의 4대 의무로 국방의무(헌법§39), 근로의무(헌법§32), 교육의무(헌법§31), 납세의무(헌법§38)가 있음을 잊지 않을 만큼 익혔습니다.

4대 의무 중 국방의 의무는 남북분단이라는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근로와 교육은 의무이자 권리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납세는 납세권리가 아닌 납세의무로만 규정하고 있습니다. 시민혁명과 더불어 “대표 없는 곳에 과세 없다”라는 납세권리의 토양 위에 국가가 수립된 영미법 체계와는 달리 우리 헌법은 독일과 일본의 영향을 받은 탓일까요? 납세를 의무로만 규정한 헌법, 이에 대해 공감하십니까?

# Scene 7. 지구방위세가 생기는 날
스웨덴은 2004년에 상속세와 증여세를 완전폐지합니다. 한때 최고 세율이 70%에 이르렀습니다. 세수효과는 미미하면서 가업승계에 걸림돌로 작용하였고 개인의 경우 상속받은 주택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2007년에는 부유세도 없어졌습니다.

그렇게 머지않은 시간에 조세체계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지금의 세목과는 판이해질 것입니다. 이미 거론되고 있는 탄소세와 로봇세 등은 포괄적으로 ‘환경세’와 ‘휴먼세’로, 인구 감소에 따른 ‘독신세’, 의료발달에 따른 ‘생명연장세’, ‘국방세’(내지 모병세, 과거 방위세)와 국경세(관세)를 넘어 ‘행성세’가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과세체계는 지금의 수많은 세목별 과세에서 보유세, 소득세(법인세), 유통세 등으로 단순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아가 법인과 개인이 복수의 국적 소유가 가능해지고 지구인이라는 ‘신분증’이 생기면서 ‘지구방위세’를 내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고요.

# Scene 8. 나가기
1859년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된 당시 런던에 거주하던 두 백작 부인 간의 대화입니다. “얘기 들으셨어요? 다윈 선생이 『종의 기원』이라는 책을 펴냈다는데, 글쎄 원숭이가 진화하여 우리(사람)가 되었다고 했다네요.”
“어찌 그리 남세스러운 말이 있답니까?”

문득 떠올려 본 Just-so Tax story(그저 그런 세금 이야기), 남세스럽지는 않아야 할 텐데 말입니다.

◆ 글쓴이 : 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약력] 서울청 국선세무대리인, 중부청 국세심사위원,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법인 율촌(조세그룹 팀장), 행정자치부 지방세정책포럼위원 / 가천대학교 경영학 박사 / 국립세무대학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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