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개발사, 달러채 연장·부채 구조조정 요청

일부 중국 부동산 개발사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 투자 신뢰가 무너지자 중국 감독당국과 회의에서 달러채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동시에 부채 구조조정에 착수하겠다고 제안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헝다그룹을 중심으로 거대 부채에 허덕이는 개발사들과 중국 감독강국이 채무불이행을 막기 위한 회의를 했다.

개발사들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외환관리국이 공동으로 개최한 회의에서 이 같은 제안을 했다고 익명의 제보자 2명이 밝혔다.

이 회의에서 개발사들이 어떤 제안을 했는지, 감독당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당국은 대규모 달러채 상환 위기에 직면한 개발사들에 상환 위험성을 평가해 보고하라고 밝혔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감독당국이 이번 회의에 참석한 기업에 달러채 원리금 상환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시장 전반의 질서와 평판을 함께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헝다그룹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해오다 3000억 달러(약 355조 원)에 달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지면서 세계 2위 경제 대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주 22일 헝다는 1차 달러채 이자 8350만 달러(약 985억 원)를 지급했다. 이번 금요일까지 2차 달러채 이자 4750만 달러(550억 원)를 지급해야 한다. 11월과 12월에 지급해야 할 달러채 이자가 3억3800만 달러(3950억 원)에 이르는 상황.

헝다 사태로 중국 국내총생산(GDP) 28%를 차지하는 5조 달러(6000조 원) 규모 부동산 시장 전반에 불안이 매우 커졌다.

이번 회의는 중국 베이징에서 얼렸다. 신리(시닉홀딩스)·화양녠(환타시아)·당대부동산(모던랜드)은 이번 달 만기 달러채 이자 지급을 연체했다.

한 소식통은 "개발사들이 모든 달러채 상환 계획을 상세히 보고하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금액이 얼마인지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신용평가서 S&P는 중국 부동산 부분의 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다음 5분기 동안 840억 달러(98조4000억 원)에 달하는 국내외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며 2022년 1월 채무상환액이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븐 렁 홍콩 UOB증권사 이사는 개발사들과 감독당국이 이런 회의를 시작함으로써 감독당국이 위험을 처리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개입하면 1차 채권시장이 다시 활성화돼 양호한 개발사가 재융자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며 "만기 연장으로 유동성 압박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채 구조조정 변호사들이 만기 연장을 위해 차입자들에게 충분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칼 클로리 런던 애들쇼고다드 법무법인 파트너는 회계 장부와 기록 접근, 경영, 사업 전환 또는 비용 측면에서 부채 구조조정이 의미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기업이 절차를 밟기 전까지 채권단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익숙지 않다"고 말했다.

<제공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