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금리인상, 부채 억제 미미…성장률 떨어뜨려"

부채가 늘어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평상시보다경제성장률이 두 배 정도 하락하는 반면, 물가상승률과 부채증가율의 하락 폭은 미미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일 발간한 '민간부채 국면별 금리 인상의 거시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신용경색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재정·통화·금융정책으로 민간부채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 2분기 민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18.2%로 상승했다. 부문별로 가계·기업부채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11.6%, 8.1% 늘어 GDP 대비 112.4%, 105.9%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물가상승과 부채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천소라 KDI 연구위원은 천 연구위원은 "자산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금리 이외의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으므로 금리인상으로는 부채증가세를 단기간에 억제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특히 고부채국면에서의 금리인상은 평시에 비해 경제성장률을 더 떨어뜨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부채 국면에서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인상되면 3분기 걸쳐 경제성장률이 최대 0.1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부채 국면에서의 성장률 하락폭(0.08%포인트)과 비교하면 금리인상의 부정적인 영향이 약 2배 컸다.

천 연구위원은 "금리인상은 금융시장 불안의 일부를 완화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동시에 경기 회복을 저해할 수 있음을 고려해 통화정책 정상화의 속도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리인상만으로는 민간부채 증가세를 단기간에 제어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경기회복세 저하 부작용도 존재하므로 금융불안 완화에 더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거시건전성정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