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민주주의 위협’ 국가 최다…코로나, 사회 억압 도구로 사용”

국제 민주주의·선거지원기구 “1975년 이래 가장 많은 국가 ‘민주주의 잠식’ 겪어”

언론자유·인권·사법부 독립에 대한 견제도 퇴행

“코로나19가 억압적인 전술과 비판자들의 침묵을 위한 도구와 정당성을 제공”

코로나19 대유행에 맞서 세계 각국이 방역 지침과 규제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민주주의를 위협받고 있는 국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국제 민주주의·선거지원기구(IDEA·the International Institute for Democracy and Electoral Assistance)는 2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1975년 집계 이후 2021년 올해 가장 많은 국가가 ‘민주주의의 잠식’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현상이 포퓰리즘 정치, 정부 비판을 가리기 위한 코로나19 규제 강화, 다른 국가의 반민주적인 행동을 모방하는 경향, 사회를 분열시키기 위해 확산되는 잘못된 정보 등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올해 들어 많은 국가가 권위주의로 기울고 민주주의의 위협을 겪고 있다며 언론자유와 인권은 물론 정부와 사법부 독립에 대한 견제도 퇴행했다고 지적했다.

가령 지난 2월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했으며 8월에는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을 탈레반이 일주일 만에 점령했다. 말리에서는 대통령이 군사 반란으로 구금됐으며 튀니지에서는 두 차례 일어난 쿠데타로 인해 의회가 해산됐다.

또한 미국, 브라질 등의 대표적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대통령들이 선거 결과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고 인도 정부는 정책에 비판적인 집단을 기소했다.

보고서는 이 중 민주주의가 가장 크게 퇴행한 국가로 헝가리, 폴란드,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등을 꼽았다. 터키는 2010~2020년 사이 민주주의가 가장 퇴보된 국가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실제로 전 세계 인구의 70%가 현재 비민주 정권이나 민주적으로 낙후된 국가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번 대유행은 벨라루스, 쿠바, 미얀마, 니카과라, 베네수엘라와 같은 국가에서 억압적인 전술과 비판자들의 침묵을 위한 도구와 정당성을 제공한다”며 권위주의 정권이 코로나 대유행에 있어 대응을 더 잘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