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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전문가들 "종전선언, 미·중 마찰 가능성 키워"

조세일보 | 허헌 기자 2021.12.0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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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文정부의 한반도 평화 이벤트 구상 현실화 가능성 희박" 관측

전병곤 "종전선언, 미-중 경쟁 구도 속에 묻힐 가능성 커"

신범철 "美 외교적 보이콧 선언, 종전선언 추진 동력 크게 떨어뜨릴 것"

서훈-양제츠 회동 통해 한·중 비대면 정상회담 조기 성사 가능성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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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베이징 동계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선언으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종전선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VOA가 7일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11월 중순 화상으로 진행된 미중 정상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종전선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중 갈등 격화로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과정 또한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적 보이콧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한국 정부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종전선언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 이벤트'의 무대로 활용하려는 구상의 현실화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관측이다.

매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미국과 남북한 3자 또는 중국을 포함한 4자 간 종전선언을 제안한 이후 한·미 두 나라 사이엔 관련 협의가 진행됐고 최근 들어 막바지 문안 조율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전병곤 박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적 보이콧 결정으로 미·중 갈등이 한층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협력이 필요한 사안인 종전선언도 경쟁 구도 속에 묻혀 버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민간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NIS)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중국이 종전선언에 대한 참여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4자 구도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선언은 종전선언 추진 동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범철 센터장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은 결국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견제 행위인데 그런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위해 별도의 정상회담을 따로 개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전망했다.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결정이 종전선언과는 무관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김 교수는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또 시진핑 정권에게 어느 정도 국내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그런 효과를 가져다주는 올림픽 보이콧을 실행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미국 입장에선 동맹국이나 파트너 국가들이 여기에 동참해줬으면 하는 바람이고, 한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로선 종전선언 동력을 유지하는 한편 올림픽 보이콧 동참 여부를 놓고 미국과 중국 양측으로부터의 이중 압박에 놓이게 됐다는 관측인 셈이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북한의 종전선언에 대한 태도가 더 부정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북한에 대한 국가 자격 참가 불허 통보에 코로나19 변이종인 오미크론의 확산까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올림픽 방중 가능성은 한층 희박해졌다는 설명이다.

신범철 센터장은 “북한이 미·중 경쟁 격화 속에 미국으로부터 제재완화 등의 선제적 양보를 얻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종전선언에 대한 관심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선언을 둘러싼 줄다리기 과정에서 핵무기를 고도화하고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려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이 미국의 올림픽 보이콧 한국 불참을 유도하기 위해 종전선언에 대한 대북 설득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국 톈진에서의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간 회동 결과에 대해 한국측은 중국의 종전선언에 대한 지지를, 중국측은 한국의 베이징 동계 올림픽 성공적 개최 지지를 각각 강조해 발표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이와 관련, “시 주석도 한국이 전략적으로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에, 물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설득,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어떤 결단에 의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물꼬의 가능성에 대한 여지는 좀 남아있다”면서도 “그러나 2018년, 2019년 같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지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훈 실장과 양제츠 정치국원이 회동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한·중 정상간 비대면 회담을 추진하자고 합의한 데 따라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를 감안해 비대면 정상회담이 조기에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병곤 박사는 “중국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에의 북한 참여를 설득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박사는 이어 “북중 채널을 활용해서 만약에 종전선언을 좀 타개하려는 한국의 요청과 그런 것을 받아들인 중국의 요청을 만약에 북한이 수용을 한다면 북한 입장에선 자기들이 그것을 통해서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중국이나 한국으로부터 받아내야 되겠죠”라고 전망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7일 미국의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해 “다른 나라 정부의 외교적 결정이라 특별히 언급할만한 사안은 없다”면서 “베이징올림픽이 동북아와 세계평화·번영에 기여하고 남북관계 개선의 전기가 되길 바란다”는 원론적 반응을 보였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앞서 지난달 24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베이징올림픽과 종전선언을 불가분의 관계로 접근하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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