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건진법사, 선대본부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 활동"
이재명 "아닐 것으로 믿고 싶다", "혹시라도 그런 요소 있다면 철저히 제거해야"
민주, 신천지 영장 거부 무속인 조언 때문인지 "尹, 해명하라"
열린공감TV 강진구 "윤 캠프 상주하는 무속인 있다"
국민의힘 "김어준·강진구 허위사실 유포 혐의 고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캠프에 무속인이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 압수수색 영장을 거부한 이유가 무속인의 조언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선대위 대변인은 17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후보가 신천지을 거부한 이유가 무속인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냐"며 관련 의혹을 따져 물었다.
세계일보는 17일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모씨가 선대본부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으로 인재영입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씨는 2020년 여름부터 측근들에게 "윤석열 검사가 대통령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가 윤 검사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뭔가 결정하거나 결심해야 할 때 윤 검사가 물어오면 답을 내려준다"고 말했다고, 전씨의 주변 인사가 전했다.
세계일보는 이때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며 현 정권으로 대표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때였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2019년 2월 대구에서 코로나가 크게 확산했을 때,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신천지 교단에 대한 강제수사와 압수수색 영장을 지시했다"며 "그러나 당시 대검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돌입할 시 반드시 대검과 사전 협의하라며 법무부의 지시를 묵살해서 국민을 의아하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상기시켰다.
그는 "그런데 그 실마리가 드러난 것은 윤석열 후보의 지난해 12월 관훈클럽 토론회였다"며 "윤석열 후보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압수수색은 방역과 역학조사에 도움이 안 된다. 더구나 이걸 공개적으로 한다는 것은 너무 어이가 없는 짓'이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또한 '법무부 장관의 공개 지시가 내려왔는데 제가 신천지 압수수색이 불가하다고 했다'고 밝혔다"고 윤 총장의 발언을 전했다.
강 대변인은 "오늘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씨의 지인은 전씨가 '윤 검사가 이만희 총회장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는지, (국민들께 윤석열을) 각인시키려면 수사해야 하지 않겠는지를 물어온 적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 내용을 인용해 말했다.
이에 전씨는 "이 총회장도'하나의 영매'라며 당신이 대통령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손에 피 묻히지 말고 부드럽게 가라고 다독여줬다"고 조언한 사실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강 대변인은 "최순실 국정농단사태 이후 다시는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무속인의 정치 개입 의혹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다시 튀어나온 점은 대단히 충격적"이라며 "무속인의 조언을 따르는 검찰총장도 심각하지만, 국정을 무속인에 따른다면 이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 후보는 신천지에 대한 강제수사를 거부한 이유가 무엇인지, 무속인 전씨의 조언을 받고 결정한 것인지 국민 앞에 분명하게 답할 것을 요구한다"고 따져 물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이화여대서울병원에서 청년 간호사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보도에 대해 "설마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다"며 "21세기 현대사회, 핵 미사일이 존재하는 이런 나라에서 샤먼이 그런 결정을 하는 것, 또는 그런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후보는 "5200만명의 운명이 달린 국정은 진지한 고민과 전문가들의 치밀한 분석, 리더의 확고한 철학과 가치, 비전에 의해 판단돼야 한다"며 "거기에 운수에 의존하는 무속이나 미신이 결코 작동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혹시라도 그런 요소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철저히 제거하고, 본인 역량을 강화하고 주변 인재들을 좋은 사람을 쓰셔서 국정이 안정되고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실질적 조치를 해주시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후보의 무속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내부 경선이 한창이던 때 TV토론 과정에서 손바닥에 '王(왕)' 자를 쓰고 나와 한바탕 논란이 됐고, 같은 당 유승민 후보가 천공스승에 대해 묻자 윤 후보와 실랑이를 벌인 적인 있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천공에 이어 '건진법사'까지 윤 후보가 무속인의 조언에 따라 활동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윤 후보 캠프에 또 하나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선대위는 이날 캠프내 무속인이 출입하고, 상주하는 무속인이 있다는 발언을 한 열린공감TV의 강진구 기자와 지난 14일 이를 방송한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와 진행관계자 등 3인을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