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유니레버, 킴벌리 클라크도 줄줄이 가격 올려...가계 경제에 직격탄
◆…코로나19의 여파로 세계 각국에서 인플레이션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다국적 생활용품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사진 marketing interactive>
미국의 대표적인 생활용품 업체인 프록터앤드갬블(P&G)이 올해도 제품 가격을 올린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19일(현지시간) P&G는 2021년 4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2022년에도 가격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이 막히면서 인건비, 화물 및 원자재 비용이 계속 증가하더라도 다음 분기에 더 높은 수익률과 마진을 예상했다.
P&G 경영진은 “2019년 봄 자사 제품의 평균 가격을 최고치로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12월 31일까지의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6%나 증가했다”며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에도 소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내다봤다.
P&G의 안드레 슐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소비자들은 깨끗한 가정과 건강·위생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2월 28일부터는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4월 중순부터는 개인 건강용품의 가격 인상 계획을 유통업체들에게도 통보했다"고 전했다.
슐텐 CFO는 또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가 이전 델타 변이 출현 때만큼 화장지, 세제 기타 생필품의 사재기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빅스 감기약(Vicks DayQuil&NyQuil)과 같은 호흡기 질환 치료제 구매 수요가 증가하면서 개인 건강 부문 매출이 20%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페브리즈 탈취제, 다우니 섬유유연제, 질레트 면도기, 팬틴 샴푸, 팸퍼스 기저귀 등 가정에서 많이 쓰이는 생필품을 생산하는 P&G가 가격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가계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미국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물가가 1982년 6월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인 7%를 찍으며 중고차에서 생필품까지 모든 가격이 상승했다. P&G의 경쟁사인 유니레버(Unilever PLC)와 킴벌리 클라크(Kimberly-Clark Corp.)도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으로 인건비, 운송비, 원자재 가격 상승을 제품 가격 인상이라는 조치로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WSJ에 따르면 P&G는 지난해 가격을 3% 올렸으며, 인상된 가격분이 4분기 매출 증가분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P&G의 이번 분기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한 210억 달러다. 이번 수익분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품 운송비 등의 증가분을 상쇄시켰다고 밝혔다.
P&G의 주당 순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 증가한 1.66달러를 기록했다. 추가 수익과 비용 절감에도 불구하고 마진은 떨어졌다. 11월에 회사를 인수한 존 몰러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공장을 운영하고 제품 재고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많은 자금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경쟁사보다 더 안정된 매출 증가세를 보인 P&G는 원자재와 운송비, 인건비 부담이 높아질 것을 밝혔음에도 6월 30일에 종료되는 이번 회계연도의 매출 전망을 또다시 상향 조정했다. 이번 회계연도에는 원자재, 운송비, 인건비 등에 지난 분기보다 5억 달러 많은 총 28억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이날 P&G 주가는 오전 거래에서 4% 이상 상승했으며 거의 2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