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제43회 세무사자격 1차 시험에서 영어과목 문제가 누락·중복되는 오류가 발생해 수험생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시험을 주관한 국세공무원교육원의 향후 대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영어과목 B형 18번 문항이 누락되고 5개 문항은 같은 지문 및 보기가 중복돼 A형과 B형을 본 수험생들 사이의 형평성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
만일 B형 오류 문항들에 대해 전원 정답처리를 해줄 경우, A형을 푼 수험생들은 그 점수만큼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에 B형 수험생들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해진다.
또한 전원 정답처리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B형 수험생들의 경우 누락·중복문제를 풀지 않은 시간만큼 A형을 치른 수험생들은 시간 소모가 상대적으로 많아졌다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고 B형의 문제를 정답처리 해주는 보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수험생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는 이와 관련해 시험이 시행된 직후부터 대책마련을 위한 긴급회의에 들어갔으나 아직까지도 명확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어떤 대책이 나오더라도 수험생의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수험생들 사이에선 영어과목 재시험을 보는 방법이 가장 공정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미 2차 시험이 7월 9일로 예정된 가운데 과연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문제 출제 및 공지를 완료할 것이며, 전국적으로 8000여명에 달하는 수험생들이 모두 군말 없이 재시험에 응시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또한 주최측에서 매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험장 대관 문제와 소요비용 및 인력동원 문제 등 해결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동안 국가자격시험 문제오류는 지난 2월 치러진 CPA 1차 시험의 경우처럼 이미 출제된 문제에 대한 사후 정답논란이 대부분이었으나, 이번처럼 문제지 자체의 오류로 인해 수험생들이 시험 도중 혼란을 겪게 된 일은 사상초유의 사태다.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수험생 입장에서 최대한 불이익이 없도록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전례가 없는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교육원은 "모든 수험생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하겠다" 면서 "B형 문제 수험생에 대하여 6개 문항의 재시험을 실시하는 방안 등 처리방안을 오는 18일 오후 3시 이후 정답 가안 공개시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자격시험 특성상 단순한 해법으로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는 집단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교육원이 과연 어떤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