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기적 자산 아닌 전통적 위험자산에 가까워

비트코인의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다시 강화되는 가운데 전통 금융 시장의 상품과 동조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지난 2년간 비트코인의 움직임을 추적한 결과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기술주와 원유 및 국채와의 상관관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전통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반영한 보다 전문적인 거래자들이 디지털 금융 분야에 진입함에 따라 가상화폐와 주류 금융 자산 간의 연결성이 강화되면서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위험자산과 같은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올해 초 비트코인 시장이 요동치면서 나스닥 100 선물(미국 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대용물로 간주되는 파생상품)과 거의 같은 단계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가격 변동성은 전통적인 금융 자산보다 훨씬 급격한 경향을 보였지만 움직임의 방향은 일치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 외환 전략 공동책임자인 잭 판들(Zach Pandl)은 “팬데믹 이전 비트코인 등 기타 디지털 자산은 전통적인 금융 시장 변수와 낮은 상관관계를 보이며 사실상 완전히 다른 생태계처럼 보였지만 지난 2년 동안 주류 금융상품으로 채택이 늘어나면서 매크로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가상화폐와 전통 금융 시장에 대한 보고서를 생산하는 리서치 하우스 펀드스트렛(Fundstrat)은 고객 대상 메시지를 통해 “이제 가상화폐는 계속해서 주식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올해 지금까지 월스트리트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지수가 11% 하락한 것과 비트코인의 18% 하락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반면 투기적 투자로 간주되는 기술주 바스켓이 23%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문석가와 거래자들은 대규모 금융기관 참여자의 시장진입이 비트코인을 전통적인 위험자산처럼 움직이게 만드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즉 투자자들이 경제를 낙관적 시각으로 바라보면 매수하고 불안하게 생각하면 매도하는 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티와이알 캐피털(Tyr Capital)의 양적 연구책임자인 닉 메치다키스(Nick Metzidakis) 역시 연구보고서를 통해 “지난 5년 동안 비트코인은 나스닥과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며 사실상 리스크 온 자산처럼 움직인다”라며 “그 관계는 2020년 초부터 더욱 강화되었으며 이제는 리스크 온 또는 기술주로 간주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