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푸들학대' 피의자 신상공개 불가... "특정 강력범죄여야"

김종훈 농축산부 차관 답변... "검찰 수사, 법원 재판 통해 합당한 처벌 받길"

김 차관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조항 신설되면 동물 학대 처벌 강화될 것"

경찰, 피의자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

푸들 등 반려견 19마리를 입양해 학대하다 죽인 당사자에게 강력처벌과 신상공개를 바란다는 청와대 청원에 대해 정부가 신상공개는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검찰 수사, 법원 재판을 통해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4일 '푸들 학대범 강력 처벌 및 신상공개 촉구' 국민청원에 대한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의 답변을 공개했다.

답변자로 나선 김 차관은 "경찰은 현재 피의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라며 "다만 신상공개는 현행 법령상 살인, 강도, 강간 등 특정강력범죄와 성폭력범죄를 대상으로 해 이번 사건은 해당되지 않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김 차관은 이번 청원과 관련된 사건의 피의자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푸들 20여 마리를 순차로 입양해 잔인한 방법으로 다수를 죽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고, 경찰은 지난해 11월 30일 사건을 접수한 뒤 12월 2일 피의자를 긴급 체포, 조사를 통해 범행을 자백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의자의 구체적인 범행 수법, 동기 등에 대해 수사가 이뤄졌다고 언급한 뒤, 현재 동물보호 관련 중요한 제도 개선안이 담긴 정부 법안도 국회에 계류돼 있는 만큼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동물학대 행위에 대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처벌을 강화해온 점을 언급하면서도 "물론 법조항 강화와 달리 실제 처벌은 낮은 수준에 머문다는 지적도 알고 있다"며 "정부는 동물학대 범죄에 대해 사회적 눈높이에 맞는 법원 판결을 위해 대법원 양형위원회와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현행 ‘동물보호법’ 처벌조항은 동물을 학대해 죽게 한 경우, 이전까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었던 것을 2018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렸고, 2021년 2월 다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했다.

김 차관은 2020년 1월 발표한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을 들면서 "동물학대 신고자 또는 지자체가 학대여부 판단을 위한 부검 등 전문 검사를 관계기관에 의뢰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며 "법원이 동물학대행위자에게 유죄 판결을 선고할 때 재발 방지를 위한 수강명령 또는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이나 동물피해에 대한 배상이 충분하지 않은 근본에는 우리의 법체계상 동물이 물건으로 취급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는 조항이 신설될 경우 동물학대 처벌 등이 강화되고 동물과 사람을 막론하고 생명을 보다 존중하는 사회적 공존범위를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동물보호법' 전부개정안과 '민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 실질적인 동물학대 범죄 처벌, 동물보호 제도 마련에 큰 진전을 볼 수 있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회에는 동물보호 관련 발의된 법률안이 10여 건에 달하고 있는 등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해당 청원자는 푸들 등 반려견 19마리를 입양해 학대하고 죽인 피의자를 강력 처벌하는 것과 함께 신상공개를 요구했고 이 청원에는 21만여명의 국민이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