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1.5조 수출계약 공시 후 5년간 매출은 고작 26억

2016년 한해 대만·인니·카자흐·CIS지역 무더기 수출 계약
이례적인 수주잔고 책정 방식...뻥튀기 공시로 투자자 현혹
수출계약 공시후 5년간 단 한 건의 현지 판매 실적 없어

엔케이맥스는 지난 2016년 3월 11일 NK뷰키트에 대해 193억원의 대만지역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연도인 2016년에 선지급금 명목으로 약 2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하지만 그 이후 계약종료일인 2021년 12월 31일까지 단 한 건의 판매도 이뤄지지 않았다.

계약 당시 이 회사는 '독점권 유지를 위한 각 연도의 최소 구매금액의 합계'라며 2016년 50만 달러, 2017년 100만 달러, 2018년 180만 달러, 2019년 260만 달러, 2020년 400만 달러, 2021년 600만 달러 등 총액 1590만 달러를 수주총액으로 공시했다. 대만 측 계약상대방이 해마다 일정 금액 이상의 NK뷰키트를 구매하는 것으로 투자자들이 오인하도록 만든 셈이다.

계약상대방이 독점권 유지를 원하지 않으면 발생하지 않을 허상의 수주잔고가 잡혀 있어 해명이 요구된다. 바이오업계에서 주로 쓰이는 '마일스톤'의 경우 특정 임상 통과 시 일정 금액을 반드시 지급받는다. 하지만 엔케이맥스가 수출계약을 공시하고 수주잔고를 표기한 방식은 바이오업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마일스톤과 혼동할 여지를 남겼다.
 
인도네시아지역 수출계약의 약정기간은 대만 건에 비해 한층 모호하게 설정됐다. 최소구매약정액이라는 명목으로 2016년 30만 달러, 2017~2021년 2596만 달러, 2022~2032년 3억2491만8000달러 등 총액 3억5117만8000달러를 수주총액으로 처리했다. 연도별로 구분한 대만 계약과 달리 5년, 11년 단위로 묶어버려 해마다 얼마나 판매하겠다는 것인지 가늠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어서 같은 해 10월 14일에는 1430억원의 카자흐스탄지역 독점 공급계약을, 12월 19일에는 9739억원의 CIS지역(카자흐스탄 제외)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두 계약은 모두 카자흐스탄 현지법인 한 곳과 이뤄졌으며 계약 규모도 1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 수출계약들 또한 선지급금 약 21억원을 지급받은 이후 5년 넘게 매출이 전무한 상황이다.

두 지역 수출계약의 약정기간은 인도네시아 건보다 더욱 광범위하게 설정됐다. 최소구매약정액이라는 명목으로 2016년 약 23억원, 2017~2032년 약 1조1145억원 등 총액 1조1169억원을 두 계약의 수주총액으로 처리했다. 무려 16년의 긴 기간을 하나로 묶어 1조원 이상의 수출계약을 맺은 것이다.
 
문제는 수출계약들이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는 데다가 연매출 100억원도 안 되는 회사가 계약 규모를 과장 공시해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약 3879억원의 인도네시아 수출계약을 공시한 2016년 8월 16일 엔케이맥스 주가는 전일 대비 최대 14% 폭등해 2만7250원을 기록하는 등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약 1430억원의 카자흐스탄 수출계약을 공시한 다음날 엔케이맥스 주가는 전일 대비 최대 8% 올랐으며 약 9739억원의 CIS지역 수출계약을 공시한 다음날에는 전일 대비 최대 1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엔케이맥스의 수출계약 관련 공시가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따라서 관련 공시의 적절성에 대한 엄격한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2016년에 이뤄진 수출계약의 실효성을 검증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주가 급등을 이용한 내부자의 주식 거래는 없었는지 등도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

조세일보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서면으로 질의했으나 엔케이맥스 측은 수차례 연락만 해올 뿐 일체의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