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운에 긴장하는 곡물시장…밀·옥수수 급등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전쟁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퍼지는 가운데 전쟁이 발발하면 밀과 옥수수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CNN은 세계 식량가격이 10년 만에 최고치에 육박하는 등 농산물 시장이 뒤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밀 수출국이며 우크라이나도 세계 시장에서 밀과 옥수수 주요 수출국이다. 지금과 같은 양국의 긴장 상태가 높아짐에 따라 곡물 가격이 불안정하게 상승하고 있다.

피터 마이어 S&P글로벌플랫츠 곡물시장 분석가는 "상황에 따른 분명한 변동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충돌할 경우 밀과 옥수수 수출이 방해돼 식량 물가상승이 악화할 우려가 크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식량가격은 28%나 올랐으며 올해도 지속적인 공급망 병목 문제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펠리아 쿠츠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 러시아 분석가는 "우크라이나는 밀과 옥수수의 주요 수출국이라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 세계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높은 식량과 에너지 가격이 합쳐지면 많은 지역에서, 특히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생계비가 오르고 잠재적 불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은 러시아 침공의 결과로 생길 제재도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며 농산물이 주요 제재 대상 아니더라도 세계 금융시스템과 연결이 끊어지는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흑해 항구를 봉쇄할 가능성에 가장 큰 우려를 표했다.

트레이시 알렌 JP모던 농산물 전략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최근 수확한 밀 1만5000톤을 선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마그도비츠 라보뱅크 상품분석가는 "러시아 해군이 움직이고 있다"며 "물류 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마이어 분석가는 "우크라이나 농부들이 경작기를 앞두고 비료 같은 필수 물품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곡물 시장에서 가장 파괴적인 결과 가운데 하나는 서방국가들이 러시아 밀에 수출금지 조처를 하는 것이다.

ING 분석가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 밀 무역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마그도비츠 분석가는 "이런 일은 세계 최빈곤층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방송은 금융과 같은 러시아의 다른 부분에 대한 제재가 러시아 상품 거래에 연쇄적인 충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알렌 전략가는 "밀 수입에 대한 제재나 중단으로 인해 2008년 이후 최고가인 부셸당 11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밀은 1부셸당 7.93달러, 옥수수는 1부셸당 6.4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