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9만명대, 전문가 "정점 전 거리두기 완화? 의료 붕괴 우려 크다"

정부가 18일 새로운 방역지침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9만명을 넘는 등 유행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과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입장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 완화를 찬성하는 반면 확진자 수 정점 전에 완화하면 의료적 측면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 맞서고 있다.

정부는 당초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 1시간 늘리고, 사적모임 인원은 6명에서 8인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중심으로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의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참여하는 경제·민생 분과에서는 거리두기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방역·의료 분과에서는 현행 방역 조치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7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의 내용을 반영해 거리두기 조정안을 결정해 내일(18일) 발표할 예정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전날 신규 확진자 수 9만443명에서 2692명이 늘어난 총 9만3135명을 기록해 연일 9만명대를 넘었다. 위중증 환자의 경우 17일 0시 기준으로 전날 313명보다 76명 늘어나 389명을 기록했으며, 사흘째 3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5일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4개 자영업자단체는 서울 광화문에서 영업시간 제한 및 집합 제한 폐지와 손실보상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자영업자단체는 정부가 방역 책임을 소상공인에게 전가하고 있으며, 매출액 10억원 이상 자영업자를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시키고, 지자체별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자영업자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을 시 오는 21일부터 정부의 방역지침에 저항해 24시간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리두기를 완화하겠다면 늘어나는 환자 관리가 가능한지 보여주기 바란다"며 거리두기 완화에 대해 우려 섞인 입장을 표했다.

이 교수는 "거리두기를 완화하겠다면 늘어나는 환자 관리가 가능한지 보여주기 바란다"며 "요양원, 요양병원, 정신의료기관, 급성기병원 어디 하나 빼지 않고 (의료)종사자와 환자에서의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확진자 규모가 더 커지게 되면 의료기관부터 축소 진료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시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적어도 (확진자 수) 정점은 찍고 나서 거리두기 완화를 논의해 주셨으면 한다"며 "이미 현장은 지옥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고통 때문에 말씀드리기도 여의치 않아 거리두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으려고 한다. 정부에서 들을 것 같지도 않다"며 쓴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