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자금책, 중수부 처벌 대신 윤석열의 커피 대접?

천하동인 6호 실소유주 조우형, 대장동 개발 종잣돈 끌어온 브로커

조우형 2011년 대검 중수부, 서울중앙지검 2차례 수사에도 무혐의

남욱 검찰 진술, 당시 주임검사 윤석열 "조우형 조사 받을 때 커피 타줘"

연결고리, 박영수 전 특검

성남시 대장동 개발의 종잣돈을 저축은행으로부터 끌어온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가 지난 2011년 2월 대검 중수부 조사 당시 주임검사인 윤석열 중수2과장으로부터 커피 대접을 받은 정황과 수사를 봐줬다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JTBC는 21일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정영학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의 종잣돈으로 사용된 1805억원을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끌어온 대출 브로커는 조우형 씨로 그는 이 대가로 10억 원을 받았다. 또 회삿돈 90억 원을 빼돌린 범죄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2011년 2월 시작된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의 2차례 수사에도 무혐의로 풀려났다.

우선 천화동인 6호의 주인은 조현성 변호사로 박영수 전 특검의 법무법인 강남 소속이다. 그런데 녹취록에서 대장동 멤버들이 지목한 실제 주인은 조우형 씨로 부산저축은행 등에서 사업자금 1805억원을 끌어온 인물이다.

조 씨는 이 과정에서 대출 알선 명목으로 10억3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2011년 2월 대검 중수부 조사를 받았다.

한편 대장동 비리 의혹의 당사자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11월 검찰에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자신과 김만배, 조우형이 두 번째 조사 출석 전에 대법원 주차장에서 만났는데, 김만배가 조우형에게 '오늘은 올라가면 커피 한잔 마시고 오면 된다'고 했고, 조우형은 조사를 받고 나온 뒤 실제로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줬고,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말했다"고 JTBC가 보도했다.

당시 주임검사는 윤석열 중수2과장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취재진이 만난 천하동인 6호의 실소유자인 조우형 씨는 그땐 대장동과 관련된 질문이 없었다고 말했다"며 "(조 씨는) 저한테 와장창 그 (계좌 압수수색) 통지서가 날아오더라고요. (검사가) 대장동에 대해서는 물어본 기억이 없어요."라고 한 말을 전했다.

2011년 형사 입건되지 않은 조씨는 2013년에도 중앙지검과 수원지검에서 또 다른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아래는 2013년 7월 2일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의 통화 녹취록 내용으로 남 씨가 예금보험공사 고발로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직후에 한 말이다.

그는 "수사관이 그냥 덮어줬다. 아예 터놓고 덮어줬다"면서 "만배 형이 고생을 많이 했다. A 검사장이 직접 수사관에게 전화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수사관에게 '(조)우형이도 빼줘라'고 말하니까 "무혐의로 종결하겠다. 다신 안 부르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실제 조 씨는 2013년에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로 2015년엔 징역형을 받는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11일 부산저축은행 관련해서 로비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특검으로 밝히자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 후보는 "특검 문제는 부산저축은행 포함해서 하자고 얘기한 게 언제입니까. 자신 없으면 못 하겠다고 딱 부러지게 버티든가. 말장난 그만하고 바로 들어가자..."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1년 대검 중수부에서 조우형을 처음 조사한 박 모 전 검사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JTBC가 전했다.

이에 대해 강병원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 수사 당시 윤석열 주임검사가 대장동 개발의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정황이 검찰 진술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며 윤 후보에 대해 공세를 폈다.

강병원 수석대변인은 "JTBC 보도에 따르면 남욱은 검찰에서 '김만배가 조우형에게 박영수 변호사를 소개했다', '김만배가 조우형에게 오늘은 올라가면 커피 한잔 마시고 오면 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또 "조우형이 조사를 받고 나온 뒤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도 말했다며 "커피 한 잔 마시고 1805억 대출비리 혐의를 덮어줌으로써 썩은 내 진동하는 화천대유 비리의 시작을 열어준 것"이라고 직격했다.

송평수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대장동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1조 3천억원에 달한다"며 "3억 5천만원은 시행사 자본금이다. 윤 후보는 대장동 투자금이 1조원 이상 들어가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본금을 투자금인 것처럼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송 대변인은 "윤석열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수사 당시 봐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대장동 불법대출금 1,155억원이 대장동 사업의 종잣돈이 된 것은 많은 증거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영학, 남욱 일당은 이 종잣돈을 근거로 김만배를 끌어들였다"며 "김만배는 박영수 특검을 통해 대장동 대출건을 윤석열 주임검사의 수사대상에서 빼 준 의혹이 있고, 윤 후보는 대장동 대출 주범인 대출 브로커 조우형에게 믹스커피 타 주면서 조사하고도 입건조차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것이 봐주기수사 아니면 무엇이냐"고 윤 후보에게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