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李, 나라 곳간 털어먹을 생각만 해, 기축통화가 경기지역화폐인가"
이준석 "법화 가치 떨구고 국민의 금융자산 휴지조각으로 만들 생각인가" 비꼬아
국민의힘 "IMF SDR 통화바스켓에 든 5개 통화는 국제결제 비중의 상위 5위"
"기축통화국 흉내 내 통화 찍어내면 원화 가치 폭락에 경제 위기 초래"
채이배 " 재정건전성이 좋고, 국가채무에 여력 있다는 것 설명하기 위한 차원" 반박
◆…지난 21일 열린 첫 TV법정토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차기 정부 경제 쟁책 방향에 관한 시간총량제토론을 이어갔다. [출처=SBS 방송화면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날 열린 첫 법정TV토론에서 우리나라의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제2의 IMF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이재명 후보의 위험천만한 기축통화 발상"이라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경제가 튼튼하고, 재정건전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좋아 국가채무에 아직 여력이 있다는 걸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맞대응했다.
먼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2일 전날 열린 첫 법정TV토론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기축통화가 경기도 지역화폐인 줄 아는 건지 몰라도 그 정도 경제지식으로 경제 다뤘다간 나라 거덜 내겠다고 봤다"며 "결국 나라 곳간 털어먹을 그런 생각만 하더라"고 깎아내렸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가 '우리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씀하신 것 보고 경제에 대한 지식은 정말 허경영 씨만큼도 없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보고서를 근거로 얘기한 것이란 지적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국제경제학 배우면 SDR(특별인출권)이라고 해서 IMF 특별인출권이 있다. 특별인출권을 구성하는 미국, 영국 등 5개국 통화가 있다. 거기에 우리나라도 GDP 10대 강국 이러면서 들어갈 여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이 근거로 제시한 전경련 보도자료에는 '원화가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될 수 있는 5가지 근거'가 제시돼 있다. '한국경제위상(GDP 10위, 시가총액 9위)', 'IMF 목적(무역, 빈곤탈피) 부합', '수출 규모 조건 부합', '자유로운 통화사용 조건 부합', '정부의 원화 국제화를 위한 노력'으로 총 5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지금 우리가 건전재정 내지 재정준칙까지 마련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국가부채는 좀 더 이상 부채가 올라가지 않도록 관리지침이 있다. 이른바 40% 관리지침을 둔 이유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 정부와는 달리 정부가 책임져야 될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잠재적 부채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공무원연금이나 건강보험, 군인연금, 이런 연금에 대한 부채와 국영기업체, 지방공기업까지 만약 지방자치단체 지방정부의 부채까지 모두 집어넣게 되면 부채가 눈덩이처럼 커진다"고 부연했다.
특히 "사실상 국민연금이 고갈되면 정부가 해결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 국민연금까지 만약 정부에서 보증을 하면 잠재부채가 (는다). 예를 들어 30년 후에는 국민연금이 고갈된다면 지금 적립식으로 하다가 부과식으로 전환할 때 막대한 부채가 편입된다"며 "그래서 우리가 국가부채나 정부재정의 건전성을 확립하려고 하는데 이재명 후보는 그게 뭔지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얼마 전 한국노총이 이재명 후보 지지한다고 선언했던데, 한국노총의 지지를 받고 전경련의 생각으로 경제의 큰 틀을 짜는 멋진 후보"라며 비꼬았다.
이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쳐놓은 기축통화국 추진 사고에 대해서 민주당이 전경련의 자료를 인용해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명했다고 하는데, 정작 원화는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면서 정체불명의 부동산 토큰까지 발행해서 국민주처럼 나눠주겠다고 하는 걸 보면 법화의 가치를 떨구고 국민의 금융자산을 휴지조각으로 만들 생각인 것 같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도 "이재명 후보님. 우리나라가 곧 기축통화국이 된다고요? 최배근 교수가 그러던가요? 아니면 김어준씨?"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제2의 IMF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이재명 후보의 위험천만한 기축통화 발상"이라며 맹폭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IMF SDR(특별인출권) 통화바스켓 편입과 기축통화란 용어의 일반적인 의미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런 식의 단순 인용은 경제적으로 무지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IMF SDR 통화바스켓에 든 5개 통화(달러, 유로, 파운드, 위안, 엔)는 국제결제 비중의 상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외환위기를 우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국제적 통용성이 크기 때문에 통화바스켓에도 편입된 것이며, 시뇨리지 효과(화폐를 찍어내는 이익)도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반면 원화는 국제결제 비중 2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아직 원화는 태국 바트나 말레이시아 링깃보다도 국제결제 비중이 낮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IMF SDR 통화바스켓 편입은 시기상조라고 봐야 한다. 기축통화국으로서 화폐를 찍어내 부채를 감당하자는 얘기는 더더욱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금융의 취약성은 여전히 아킬레스건으로 남아 있다"며 "기축통화국 흉내를 내겠다며 통화를 찍어내면 시뇨리지 효과는커녕 원화 가치를 폭락시켜 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것이며, 심각하면 제2의 IMF 사태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직격했다.
한편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공정시장위 공동위원장은 이 후보의 기축통화국 포함 가능성 발언이 나온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 경제가 튼튼하고, 재정건전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좋고, 국가채무에 아직 여력이 있다는 걸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원희룡 등 국민의힘이 '기축통화' 단어를 하나 붙들고 논란거리를 부추기는 모양새"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채 위원장은 "코로나 위기 극복과 복지 확대 노력에 재정건전성 운운하면서 발목잡기 좀 그만하시라. 논쟁의 본질을 흐리는 무능한 국민의힘과 윤 후보가 걱정"이라며 정면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는 각종 세금을 없애거나 줄이면서, 코로나 위기 극복과 복지 확대를 주장한다. 땅 파면 돈 나오나"라며 "이재명 후보처럼 보유세 강화, 탄소세 도입 등 증세도 솔직히 얘기하고, '잘 걷어서 잘 쓰겠다'고 약속한 후보가 재정건전성도 더 잘 지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얼떨결에 '국채비율이 60%가 적당하다'고 답한 윤석열 후보의 생각이라면, 우리나라 국채비율은 48% 수준이므로 200조 정도 국채 발행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