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합의 복원 논의서 서방에 '현실적으로 생각해라'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복원하기 위한 논의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23일(현지시각) 이란 대표단이 서방에 "현실적으로 생각할 것"을 주문하곤 이란 정부 당국과 논의하기 위해 잠시 회의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핵합의 복원 논의에 대한 진전이 다시 난국에 빠진 실정으로 관측된다.

이번 복원 논의는 약 10개월 가량 진행되어 왔으나 이란과 미국의 이견 차이로 합의안 도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논의의 요지는 미국이 제재를 완화하는 대가로 이란의 핵 개발 연구를 중단하기로 약속했던 핵합의를 복원하는 것이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현 핵합의 복원 논의를 두고 "민감하고 중요한 지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논의의 나머지 부분에 대해 서방이 현실적인 접근법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평가했다.

기존 이란 핵합의는 2015년 성사됐으나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탈퇴 선언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경제 제재를 다시 부과함에 따라 이란이 핵 개발 연구를 재개하며 위험 수위를 점차 높여오자 국제 사회 내에서 핵 확산에 대한 긴장감이 다시 촉발되었고 양국 지도자들이 바뀌고 나면서부터 사태를 완화하기 위한 논의가 다시 재개된 것이다.

협상에 참여 중인 일부 서방측 대표단에 따르면 합의의 초안은 미국의 제재 철회나 이란의 핵 연구 중단 같은 핵심적인 사안은 건드리지 못한 채 주변부를 멤돌고 있다고 전해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국 내 이란이 보유 중인 수십 억 달러 규모의 펀드에 대해 동결 조치를 해제하고 이란에 구금된 외국인들을 석방하는 정도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란 측 수석 협상 대표가 잠시 이란으로 복귀할 것을 선언함에 따라 조속한 타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협상의 다음 단계로 예상되는 안건은 제재 철회의 규모와 이란 내 노후 시설에 잔류된 농축 우라늄에 대한 처리 여부이다.

현재 이란 측은 경제적 타격으로 곤란케 만드는 국제 원유 시장 제재와 금융 제재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인권과 테러와도 관련된 제재를 철폐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2015년 핵합의의 당사국으로 협상에 참여 중인 영국, 중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측 대표단은 이란이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거부한 탓에 둘 사이에서 논의를 중재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 논의의 결론을 타개할 수 있는 것은 미국과 이란인 점을 지적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