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탈퇴자 A씨 제보, "이영수 회장, 2012년부터 신천지 탈퇴자 관리"
신천지 문제 불거질때마다 연락와
민주, "지금까지 드러난 국힘과 신천지 연관, 합리적 의심"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4050위원회 종교본부는 지난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한국교회 목회자 429명이 '윤석열 후보의 신천지 관련 의혹을 규탄' 성명을 냈다고 밝혔다. (사진 = 더불어민주당 제공)
개신교계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에 윤석열 캠프의 조직 총괄을 맡고 있는 이영수 00파트너스 회장이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CBS 노컷뉴스는 24일 이영수 회장이 지난 2012년 무렵부터 신천지 탈퇴자를 만나 회유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영수 회장은 정치권에서 '그늘 속 실세'란 유명세답게 17대 대선 한나라당 유세본부장, 18대 대선 새누리당 직능6총괄본부장, 19대 대선 자유한국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유세지원특별본부장을 지냈고, 이번 20대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캠프 조직통합단장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12월 16일 대선을 사흘 앞두고 신천지 간부 출신 탈퇴자 A씨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은 신천지와 정치권 유착 의혹이 연이어 터져 나왔던 해이다.
CBS 취재에 따르면 신천지가 2007년 대선 당시 '신천지 대외활동 협조 안내문'을 전국의 12개 지파에 하달해 한나라당 특별당원 가입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고, 12월 대선을 며칠 앞두고는 신천지 수석장로 황모씨가 새누리당에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 '새누리당-신천지 연루설'이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던 시기였다.
이와 관련해 신천지 탈퇴자 A씨는 얼마 전 또 다른 신천지 탈퇴자가 '신천지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지시했다'는 양심선언 보도를 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자신이 이영수 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과 명함, 이영수 회장의 자필로 보이는 10년 전 확인서를 보여줬다고 CBS가 보도했다.
신천지 탈퇴자 A씨는 과천본부 간부를 지낸 사람으로 탈퇴 직후 청년 가출, 가정 파괴 등 신천지의 반사회적인 실체를 폭로하는 활동을 해왔다.
A씨는 이영수 회장 측이 지인을 통해 연락이 와 만남이 이뤄졌다며 "2012년 12월 16일에 이영수 회장을 만났다. 신천지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생각에 신천지에서 겪은 일들을 이야기했다"고 털어놨다.
만남 후 A씨는 이영수 회장의 확답을 받기 위해 자필 확인서를 받았는데, 이 회장의 자필로 보이는 확인서에는 "상기인은 신천지 소속이었던 OOO씨와 상의하여 정의구현 차원의 신천지 문제를 처리함에 있어 최대한 협조하여 처리할 것을 확인해 드리는 바입니다"고 쓰여 있었다.
A씨는 그때 당시 이영수 회장과 1시간 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 만남 이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났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친박' 중심에 있던 유정복 의원(박근혜후보 중앙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과 서병수 의원(사무총장), 이승억 특보(중앙선대위 대외협력특보), 김일도 특보(중앙선대위 조직특보)를 차례로 만났다고 증언했다.
A씨는 18대 대선을 불과 2~3일 앞두고 선거 캠프 핵심 관계자들이 신천지 탈퇴자 한 사람을 연이어 만났다는 사실이 단순한 '리스크 관리' 차원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18대 대선이 끝난 뒤 신천지 문제 해결을 약속했던 이들의 태도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A씨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유정복 장관을 만나려 했지만 보좌관을 통해 차후에 만나겠다는 말만하고 유야무야 끝나버렸다"며 분통해했다고 CBS는 전했다.
그런데 18대 대선 후 이른바 '친박' 관계자들이 A씨와 관계를 끊은 것과 달리 이영수 회장은 A씨 자신을 계속해서 관리했다고 전했다.
A씨는 "이영수 회장이 확인서를 써 줬으니까 나름대로 저를 관리 한 것 같다"며, "명절 때 같은 경우 꼭 전화를 걸어 보자고 해서 만나면 용돈을 줬다. 18대 대선 후 2년 정도 더 만났는데 만날 때마다 입막음하려는 느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A씨는 2020년 2월 신천지로 인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터지자 이영수 회장에게서 또 다시 연락이 왔었다고 밝혔다.
그는 "신천지 문제만 나오면 이영수 회장에게서 일단 연락이 왔다"며, "코로나19 방역사건이 터졌을 때도 전화가 와서 한번 사무실로 오라고 했지만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영수 회장이) 신천지에 대해 뭔가를 다 알고 있으면서 신천지측과 얼마든지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사업가로서 이득 볼 것도 없는데 왜 나에게 용돈까지 줘가면서 관리를 했을까 생각해보면 이영수 회장은 내가 위험인물로 보였던 것 같다"며, "본인이 관리하는 조직에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나를 관리한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CBS는 "현재까지 기독교계를 비롯해 시민단체 110여 곳에서 윤 후보의 신천지 유착 의혹을 비판하며, 해명을 촉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영수 회장은 CBS와 전화인터뷰에서 "신천지 탈퇴자를 만난 건 사실이지만 이야기할 건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알고 지내는 사이냐'는 질문에는 "차 한잔 하면서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밝혔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CBS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회장은 신천지 탈퇴자들의 호소를 들어주는 척하면서 사실은 폭로를 막는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회장은 보수 정치권에선 '숨은 실세'로 명성이 자자한 인물로, 현재 국민의힘 윤석열 캠프 조직통합단장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12일 그의 장남 결혼식은 가히 '보수 정치권 단합대회'란 말을 들을 정도였다며 코로나 방역지침은 아랑곳없을 정도로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을 비롯한 정치인이 대거 참석했다고 꼬집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번 대선에서도 여지없이 신천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윤석열 후보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유착 의혹, 신천지 교인의 국민의힘 대거 입당과 윤 후보 지원 의혹, 탈퇴자에 대한 무마 의혹이 폭로되고 있다"고 나열했다.
그는 "이 단장이 10년 전부터 신천지 간부 탈퇴자를 '관리'해왔다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많은 의혹들은 그 연장선상에 있으리라 합리적으로 의심된다"며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은 이 단장의 지난 10년간의 역할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묻는다"고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영수 회장 또한 조직통합단장이란 지위에 걸맞은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