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영세사업자의 성실신고를 돕기 위해 발송하는 신고안내장이 일부 납세자들의 오해로 인해 되레 납세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빌미가 되고 있다.
국세청 안내장은 말 그대로 고지서가 아닌 안내장에 불과한데도, 납세자들이 이를 고지서로 오해해 자신의 세액이 맞는지 따로 확인을 하지 않기 때문에 뒤늦게 가산세를 부담하는 일이 종종 생겨나고 있는 것.
조세전문가들은 24일 "세금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납세자들은 신고기간에 날아온 안내장에 기재된 세금이 자신이 신고해야 할 세액인 것으로 믿기 쉽다"며 "출처도 국세청인만큼 별다른 의심없이 이를 신고서에 옮겨 적은 뒤 신고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이 안내한 세액과 실제 납세자가 신고하는 세액이 다른 이유는 국세청이 세액을 계산할 때 납세자가 속해있는 사업장의 과세자료에 나타나있는 소득만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
이 때문에 납세자가 실제로 벌어들인 소득이 국세청의 과세자료에 제대로 반영돼있지 않을 경우 정작 납세자가 신고해야 할 세액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차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국세청은 안내장에 기재된 세액이 '참고로 작성한 것이며 잘못 기재된 경우 수정해 오류 또는 누락이 없도록 정확하게 신고해야 한다'는 점을 안내장에 명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세청이 보낸 안내장이나 올해 발송될 안내장에도 이같은 문구가 기재돼 있지만 이에 대해 그다지 큰 강조사항이 없어 자칫 소홀히 지나칠 경우 세액만을 눈여겨본 채 지나치기 쉬운 실정이다.
따라서 납세자들이 안내장에 써있는 세액에 대해 세무대리인 등을 통한 정확한 확인절차 없이 그대로 신고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국세청에서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안내된 세액이 '참고자료'일 뿐이라는 점이 더욱 눈에 띌 수 있도록 해당 문구의 글자를 더 크게 인쇄하는 등 안내장 문구에 좀더 신경을 쓰거나 이에 대한 홍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자진신고납부제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사실 원칙대로라면 법에 정해져있는 대로 신고하라는 안내만 하면 되지만 소규모사업자 등 납세자들의 편리를 위해 참고로 안내하고 있는 것"이라며 "서비스 차원에서 이같은 세액을 안내하고 있지만 도리어 안하는 것만 못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참고자료일 뿐'이라는 안내문구를 너무 크게 쓸 경우 신뢰감이 떨어져 오히려 납세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문구를 좀더 눈에 띄게 기입하는 방안을 건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