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도 결국 '대장동'... 李 "검사 그렇게 해왔나" vs 尹 "반장선거냐"

마지막 법정 TV토론서도 대장동 놓고 李-尹 충돌...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오가

李 "대장동 특검 동의하나" vs 尹 "이거 보세요"... 감정 '폭발'

李 "尹 동의하지 않아" vs 尹 "與, 특검 채택 안 해 여기까지 와"

尹 즉답 안 하다 토론회 끝난 뒤 "특검 좋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중앙선관위 주관 마지막 TV 토론에서도 결국 '대장동 개발 의혹'을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대체로 정책 논쟁으로 흐르던 토론회는 윤 후보가 막바지에 이 후보의 도덕성 의혹을 꺼내들면서 난타전으로 바뀐 것이다. 두 후보는 이날 "누가 진짜 몸통인가" "부끄러워 해야" 등의 거친 말을 주고받으며 정면충돌했다.

윤 후보는 먼저 화천대유 등에 대한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 등과 관련해 "대장동 사건을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서 설계하고 다 승인했음에도 검찰이 수사 덮었다. 덮은 증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이러면서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노동 가치, 나라의 미래를 얘기하는 건 국민을 우습게 가볍게 보는 처사 아닌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의 녹취록에 담긴 이 후보 관련 내용을 조목조목 읊었다.

이에 이 후보는 "벌써 몇 번째 울궈 먹는지 모르겠는데 국민 삶을 놓고 (토론해야 할 때에) 이러시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이어 이 후보는 "제안한다. 대선이 끝나도 반드시 특검을 하자는 데 동의해주고, 거기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 돼도 책임지자. 동의하나"라고 했다.

이에 윤 후보가 "이거 보세요"라고 격앙된 어조로 반문하고 이 후보는 "동의하나"라고 되묻는 모습이 다섯 차례에 걸쳐 반복됐다.
  또 윤 후보가 "대선이 국민학교 반장 선거냐. 정확하게 수사가 안 이뤄지고 덮지 않았나"라고 하자 이 후보가 "대답을 안 하신다"라고 비꼬았다.

결국 윤 후보는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아니 왜 당연한 것을 지금까지 안하고 있다가 (이제 말하느냐)"고 특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언급한 녹취록과 관련해 "똑같은 사람이 한 말인데 (윤 후보에 관한 얘기는 말하지 않고) 저에 대해서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는 그렇게 근거를 드냐"면서 "검사를 그렇게 해왔나"라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또 이 후보가 "국민 여러분 한 번 보십시오, 누가 몸통인지"라고 윤 후보를 겨냥하는 발언을 이어가자 윤 후보는 "거짓말이 워낙 달인이니 못하는 말씀이 없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질문을 돌리면서도 이 후보 가족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논란을 제기하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형님이나 또 자신을 공격하는 김모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한 현안과 관련해서(안 후보가 관련 공약을 내) 말씀주신 것 아니냐"고 했다. 안 후보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지만, 이 후보는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하느냐"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두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대장동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는 "(대장동) 특검을 해야 한다. 특검하고 책임은 대통령이 되더라도 져야된다(는데 윤 후보가) 동의하지 않는 것 보셨지 않나"며 "이것으로 저는 (누가 책임인지) 분명하게 결론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는 "정치가 상대방을 발목을 잡고 음해하고 이런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누가 더 열심히 일하는 가를 실적을 가지고 경쟁을 하고 검증받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개헌과 입법을 통해서 통합정부가 가능한 시스템도 만들어서 모든 정치세력들이 여기 계신 안후보님 심후보님 다 참여해서 정말 진정한 국민내각 만들어서 잘 사는 나라 꼭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통합정부에 동참할 세력에 윤 후보만 제외한 것이다.
  윤 후보는 "국민 여러분 보셨죠. 저희가 작년 9월부터 (대장동) 특검을 하자, 또 우리 것도 할 것 있으면 받자 했는데 지금까지 다수당이 이걸 채택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선거를 지금 일주일 남겨 놓고 또 특검을 하자고 하는데 이렇게 후안무치하고 부패한 이 민주당 정권이 집권연장을 한다는 것은 재앙"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는 "반드시 정권을 교체를 해서 제대로 된 나라 만들라고 26 년간 부패와 싸워온 저를 국민 여러분께서 이 자리에 불러내 주신 것"이라면서 "이번 대선은 위대한 국민의 상식과 부정부패 무도세력과의 대결"이라고 했다.

윤 후보의 특검 수용 답변은 토론회가 끝난 뒤 카메라 밖에서 나왔다. 윤 후보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아까 이재명 후보가 특검 이야기 하길래 너무 어이가 없어서... 지난 9월부터 우리가 계속 주장해 온 건데, 이걸 민주당에서 다수 의석을 갖고 눌렀다. 무조건 해야 된다고 본다. 어떤 형식이든 수사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특검 좋다"고 했다.

이어 "제가 당선이 돼 나중에 취임을 한다고 해도 시간이 좀 걸린다. 그러니까 대장동 사건과 관련된 일체를 엄정하게 수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대장동 개발 의혹이 불거지자 국민의힘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는 백드롭을 회의장에 걸기도 했다. 지난달 16일에도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대장동 게이트 수사를 위한 특검을 촉구한다"라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은 특검 도입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특검 추천 방식과 수사 대상 등을 두고 시각 차이를 보였다. 특히 수사 대상의 경우 이 후보뿐만 아니라 윤 후보 관련 의혹도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사업 최종결재권자였고, 측근인 정진상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이 대장동 개발 의혹 핵심 피고인들과 연루 의혹 등이 드러났다. 윤 후보 역시 대장동 사업 관련 불법 대출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누나가 윤 후보 부친의 집을 사주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된 상태다.